올초 건설사 구조조정에서 B등급(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받았던 건설업체 중에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요청하는 업체가 나왔다. 시공능력평가 37위의 중견건설업체인 현진 관계자는 6일 "어음만기가 돌아오는 8월 말까지 수백억원의 현금이 필요해 채권단에 자금지원을 위한 워크아웃을 요청했으며 현재 채권단으로부터 실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올초 건설사들은 채권단으로부터 B등급과 함께 A등급(정상),C등급(부실 징후 · 워크아웃 대상),D등급(부실기업 · 퇴출)의 네 가지 등급으로 분류됐었다. 이 중 B등급에 속한 일부 건설사들은 워크아웃을 적용받은 건설사보다 더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의 자금 지원은 C등급 기업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채권 발행이나 은행의 자금 회수 등에서는 C등급에 맞먹는 불이익을 받아서다.

현진은 올초 건설사 구조조정 과정에서 B등급으로 분류되는 등 상대적으로 재무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후 광주광역시 수완지구와 경상북도 경주시 등 8개 단지에서 아파트를 올해 완공했지만 지방 주택시장 침체로 입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잔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게 유동성 위기를 불렀다. 더욱이 건설업계 관계자는 "B등급 건설사에 대해서는 자금 지원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매달 돌아오는 어음을 막는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국민은행 등 채권단은 워크아웃 적용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채권단 내에서 워크아웃 추진에 대한 이견이 있어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 현진이 어느 정도 수준의 자구계획을 마련해오는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현진에 대한 워크아웃이 확정될 경우 지원금액과 일정은 이르면 이달 중순께 확정될 전망이다.

노경목/유창재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