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태권도연맹(WTF)이 지난 달부터 세계랭킹을 발표하고 있다.

WTF는 그동안 공식 발표하지 않았던 세계랭킹을 매월 매기겠다고 한다.

7월31일자로 발표된 8월 세계랭킹에는 종주국인 한국 선수들이 16체급(남녀 각 8개) 중 여섯 체급에서 1위에 포진했다.

남자 68㎏급 손태진(삼성에스원), 87㎏이상급 차동민(가스공사)과 여자 53㎏급 장은숙(인천시청), 62㎏급 임수정(수원시청), 67㎏급 황경선(고양시청), 73㎏급 오혜리(한국체대)가 주인공이다.

한국 태권도는 작년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한 네 체급 금메달을 싹쓸이했고 금메달리스트 손태진, 차동민, 임수정, 황경선은 세계 1위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장은숙과 오혜리는 지난 6월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WTF 세계단체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여자대표팀 우승에 기여하며 랭킹 1위로 올라섰다.

태권도 세계랭킹은 각종 국제대회를 등급별로 분류해 랭킹 포인트를 산정한다.

올림픽 금메달에 100점을 주고 각종 오픈대회는 20점 안팎, 유니버시아드 등은 30점 정도를 준다.

상위 랭커의 특전은 세계선수권대회 시드 배정이다.

16체급 1위 중 한국 외에는 터키 선수가 3명으로 두 번째로 많고 미국, 멕시코, 이탈리아, 프랑스, 중국, 태국, 브라질 선수가 각 1명씩 이름을 올렸다.

태권도가 세계랭킹을 매기면서 '월드랭킹 톱'에 오른 태극전사들이 갑자기 많아진 셈이다.

그렇다면 다른 종목에서 세계랭킹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선수들은 누구일까.

◇유도.사격.양궁.배드민턴 1위 포진 = 전통적으로 격투기가 랭킹을 자주 따지는 종목이다.

국제유도연맹(IFJ) 세계랭킹에는 한국 선수 2명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남자 73㎏급에서 안타까운 은메달에 그친 왕기춘(용인대)과 올해 파리그랜드슬램에서 우승한 81㎏급 송대남(남양주시청)이다.

남자 7체급 중 2체급에서 톱이다.

한국의 가장 확실한 올림픽 금밭인 양궁에도 물론 세계랭킹 1위가 있다.

여자 리커브 윤옥희(예천군청)가 랭킹표 맨 위에 올라있다.

국제사격연맹 랭킹에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진종오(KT)가 남자 10m 권총과 50m 권총 부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두 부문 1위를 차지한 총잡이는 진종오 뿐이다.

진종오는 베이징올림픽 이후에도 월드컵 등에서 세계기록을 세우며 세계 정상임을 입증했다.

배드민턴 금메달 남매 이용대-이효정(삼성전기)조도 국제배드민턴연맹(IBF)의 7월30일자 랭킹에서 오래도록 세계랭킹 1위를 유지했던 노바 위디안토-릴리야나 낫시르(인도네시아)조를 제치고 세계 최강의 혼합복식조 자리에 올랐다.

◇1위나 다름없는 정상급 = '여검객' 남현희(서울시청)는 펜싱 여자 플뢰레 세계랭킹 2위이다.

1위는 '펜싱 여제' 발렌티나 베잘리(이탈리아). 베이징올림픽에서 베잘리에게 분패했던 남현희는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SK텔레콤 국제그랑프리대회에서 베잘리가 4강에서 복병을 만나 탈락하는 바람에 설욕 기회를 놓쳤다.

여자 양궁에서 '신궁'으로 통하는 박성현(전북도청)은 세계랭킹 3위이다.

한국 여자골프의 '지존' 신지애(미래에셋)도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매기는 세계 골프랭킹 3위이다.

'여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여전히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피겨여왕' 김연아(고려대)가 세계랭킹 2위란 사실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올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우승하면서 명실상부한 챔피언이 됐기 때문이다.

최근 2년 내 세계선수권대회와 동계올림픽, ISU 그랑프리 시리즈 및 그랑프리 파이널 등에서 얻은 최고 성적을 토로 랭킹이 산정되는데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가 2006-2007 시즌 성적이 빠지면서 어부지리로 세계 1위가 됐다.

그러나 ISU 그랑프리 시리즈가 다시 시작되면 김연아의 1위 등극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구기종목은 축구가 가장 낮아 = 구기 종목도 세계랭킹을 매긴다.

팬들이 랭킹을 가장 자주 접하는 종목은 축구. 국제축구연맹(FIFA)이 매달 A매치 성적표를 근거로 산출한다.

한국축구는 7월 FIFA 랭킹이 두 계단 하락한 48위였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준우승한 야구는 쿠바에 이어 국제야구연맹(IBAF) 랭킹 2위에 올라있다.

최근 월드리그 배구 결승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남자배구는 세계랭킹 18위.
비인기 구기종목 랭킹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

남자하키는 세계랭킹 5위권이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