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군 "발송인 추적 안해, 추측만으로도 즐거워"

전남 담양군에 2억원의 장학금을 보낸 사람은 60대 남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담양군에 따르면 돈 상자의 배달 경로를 추적한 결과 이 상자는 29일 오후 4시 28분 광주 광산구 비아우체국에서 60대로 보이는 남자가 발송했다.

이 남자는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듯 챙이 둥글고 넓은 모자를 썼으며 보통 키에, 편안한 옷차림이었다.

이 남자는 택배의 내용물을 묻자 `책'이라고 답했으며 발송인 란에 `광주 동구 충장로 OO서점 김XX'라고 적었다.

서점과 전화번호가 실제 있지 않은 것을 확인한 담양군은 익명 기부자의 뜻을 존중해 발송인 추적은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이처럼 `아름다운' 장학금을 익명으로 보낸 사람이 누구일까에 대한 추측은 끊이지 않고 있다.

기부자가 "적신호가 행동을 막아 이제야 진행합니다"라고 동봉한 쪽지에 적고, 소방대 장학금으로 써 달라는 조건을 내건 점 등이 추측의 단서(?)가 되고 있다.

군과 소방서 안팎에서는 몇 년 전 "소방대원이 로또에 당첨됐다"는 소문이 돌았던 사실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으며 퇴직하거나 이직한 소방관들도 기부의 주인공으로 거론되고 있다.

소방서 관계자는 "로또 당첨 소문은 거짓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가장 최근에 퇴직한 소방관은 젊은 사람이어서 60대와는 차이가 있다"며 "숨어있는 기부자를 억지로 들춰내는 것이 도리에 맞지는 않지만 추측만으로도 훈훈해지는 미담이어서 사람들의 호기심을 막을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담양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sangwon7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