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나 밀러(28)는 세계적인 패션 아이콘이다.

다채로운 염문설을 뿌리며 항상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아온 여배우기도 하다.

그런 그가 더듬거리며 "감사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영화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의 홍보를 위해서다.

이 영화에서 배로니스 역을 맡은 그는 29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병헌과 연기를 함께 하면서 한국과의 유대감이 많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관광할 시간이 별로 없었지만, 한국 사람들이 매우 친절하고, 음식도 맛나더라고요. 한국에 이병헌과 함께 온 것이 매우 감격스럽습니다."

1박2일 일정으로 내한한 밀러는 영화에서 듀크(채닝 테이텀)의 옛 애인이자 세계를 지배하려는 '코브라' 조직의 핵심 수뇌부 역할을 맡았다.

선한 성품을 갖고 있었지만 '코브라'의 마수에 빠져 악의 수렁에 빠지는 역할이다.

선과 악을 오가기 때문에 연기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다.

어려움은 없었을까.

"선악을 오가야 하기에 감정을 잡기가 상당히 힘들었어요. 하지만 연기는 도전이라고 생각해요. 감정표출을 하지 않으면서 악역을 하는 건 도전이었지만 대작 영화에서 그런 역할을 하는 게 재미있기도 했어요."

그는 한국에서 패션 아이콘으로 잘 알려졌다는 사실에 다소 당황하는 듯 보였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패션 아이콘의 이미지가 있는지는 잘 몰랐다"며 웃었다.

그는 "평소 다이어트를 하긴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별로 하지 않았다. 이는 감정연기를 해야 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영화를 위해 다이어트보다는 주로 운동을 했다. 6주간 무술훈련도 했다. 그래서 몸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영화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올드 보이'를 매우 좋아한다. 주연 배우뿐 아니라 박찬욱 감독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도 재미있게 봤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