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병원, 소아청소년 8천여명 검진결과 분석

소아 청소년의 비만 정도가 심할수록 간 효소치가 높아지고, 이는 성인기 대표적 대사성 만성질환인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으로 이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을지병원은 2006년 5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건강검진센터에서 학생건강검진을 받은 소아 청소년 8천880명을 체질량지수(BMI)에 따라 2개군(과체중군, 비만군), 표준체중과 비교한 비만 정도에 따라 3개군(경도비만군, 중증도비만군, 고도비만군)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전체 8천880명 중 25%는 체질량지수(BMI)로 봤을 때 과체중에 해당했다.

성별로는 남학생(4천544명)의 28.8%, 여학생(4천336명)의 21%가 각각 과체중이었다.

비만유병률은 전체평균 7.2%였는데, 남학생(7.8%)의 유병률이 여학생(6.5%)보다 높았다.

비만의 정도별로 보면 표준체중의 20% 이상에 해당하는 경도비만이 6.3%, 중증비만(30~50% 비만)이 5.0%, 고도비만(50% 이상)이 1.0%로 각각 조사됐다.

연령대별로는 고1(16살) 학생에서 과체중 25.1%, 비만 6.4%였지만, 13세 때는 각각 24.4%, 8.7%, 10세 때는 각각 34.0%, 12.0%로 나이가 어릴수록 과체중이나 비만 유병률이 높았다.

혈액검사에서는 비만이 심할수록 비알콜성 지방간염지표(ALT)가 올라가고, 이에 따라 고콜레스테롤, 고혈압의 유병률도 높아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체중군의 경우 고콜레스테롤혈증, 간 수치(AST) 상승, 지방간수치(ALT) 상승, 고혈압 등의 유병률이 각각 10.7%, 8.0%, 11.9%, 27.7%였지만, 비만군에서는 이들 수치가 각각 15.8%, 16.2%, 22.4%, 36.2%로 과체중군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각 수치는 비만의 정도에 따라서도 크게 차이가 났다.

AST 수치상승 정도는 고도비만군(33.0%)이 경도비만군(6.8%)보다 5배 가까이 높았으며, ALT 수치도 고도비만군(46.8%)이 경도비만군(10.5%)의 4배에 달했다.

고혈압도 고도비만군(52.1%)이 경도비만군(28.3%)보다 두 배 이상 유병률이 높았다.

특히 ALT수치가 높아졌을 때는 덩달아 고콜레스테롤혈증과 고혈압 유병률도 함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비알콜성 지방간염지표인 ALT가 콜레스테롤 및 혈압상승과 연관이 있음을 뒷받침했다.

소아청소년과 엄지현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 비만할수록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이 증가했고, 정도도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어린 시기 혈압상승, 총콜레스테롤 상승 등은 성인 때 심혈관 질환에 노출될 위험성이 큰 만큼 비만의 조기발견 및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