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학능력시험(수능)도 오는 8월4일이면 100일밖에 남지 않게 된다.

이맘때면 본격적인 수능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면서 수험생들의 심리적 부담감과 스트레스는 점점 커가고, 대신 체력은 고갈되기 마련이다.

게다가 요즘 같은 여름철 무더위는 집중력을 떨어뜨려 전반적인 컨디션 저하를 불러올 수 있고, 이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는 건강을 악화시켜 학습능력 저하를 불러오는 악순환이 계속될 우려도 있다.

수능 100여일을 앞두고 수험생들이 주의해야 할 건강관리법을 전문가들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잘못된 앉는 자세, 허리-목-어깨 등에 부담 = 하루 12시간 이상을 책상 앞에 앉아있는 수험생들은 척추나 관절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특히 수험생들이 목이나 어깨 결림, 허리 통증을 겪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자세 때문이다.

장시간 의자에 앉아있는 경우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오래 앉아 있다 보면 엉덩이가 아프고 불편해 의자 끝에 걸쳐 앉게 되기 일쑤다.

하지만, 이 같은 자세가 습관적으로 계속된다면 `S'자인 척추가 일자로 펴져 척추후만증을 유발할 수 있고 잘못하면 허리디스크도 생길 수 있다.

때문에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깊숙이 넣고 허리를 등받이에 바짝 기대 허리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

등받이가 딱딱하다면 쿠션 등을 허리 뒤에 받쳐 S자 곡선을 유지해주는 게 좋다.

책을 보는 자세도 중요하다.

보통 긴 시간 동안 고개를 숙인 채로 책을 보게 되는데, 이때 목뼈와 주변 근육은 아래로 기울어진 머리를 지탱하기 위해 바짝 긴장하게 된다.

이런 행동이 긴 시간 반복되면 C자형인 목뼈가 일자형으로 변해 일명 `일자 목'이 된다.

일자 목은 목과 어깨 통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목 디스크가 생길 수도 있는 만큼 머리는 너무 숙이지 말고, 되도록 허리와 일직선이 되게 유지하는 게 좋다.

연세SK병원 신경외과 강태훈 과장은 "무엇보다도 평소 공부할 때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틈틈이 간단한 맨손체조와 스트레칭으로 목과 어깨, 허리 근육의 긴장을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 소화불량, 변비 등 속병도 주의 = 규칙적인 식습관과 배변습관도 중요하다.

특히 코앞에 닥친 수능에 대한 긴장감과 이른 등교시간 때문에 아침식사를 거르는 수험생들도 있는데, 아침밥을 거르면 대장활동이 가장 활발한 아침 8시에서 오후 2시에 대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변비가 생길 수 있다.

한방에서는 변비의 원인을 장에 열이 많아 생기는 경우와 장이 약해서 생기는 경우, 스트레스에 의한 것 등으로 나눈다.

장에 열이 많아서 생긴 변비에는 평소 즐겨 먹는 음료수 대신 결명자차나 오미자차를 마셔 열을 내려줌으로써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장이 약한 경우라면 호두, 잣 등의 씨앗종류를 충분히 섭취하면 좋다.

스트레스로 인한 변비는 가벼운 운동으로 몸을 풀어주고 입시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다.

또 아침을 먹지 않고 점심에 과식하면 식곤증 때문에 오후 내내 수업에 집중하기 힘들다.

식사를 급하게 하는 습관도 좋지 않다.

음식을 대충 씹고 넘기면 덩어리가 커서 당연히 소화하기가 어려워져 속이 쓰리거나 더부룩한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심하면 위장 질환이나 만성 소화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늦은 밤 야식은 피하는 게 좋다.

특히 고지방 식품이나 커피 등의 자극성 음식을 야식으로 먹으면 위 식도 역류질환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만약 부득이하게 야식을 먹어야 한다면 인스턴트 음식보다 죽, 우유, 야채, 과일 등 소화가 쉽고 비타민, 무기질, 섬유질을 보충할 수 있는 음식을 먹는 게 좋다.

늦게까지 공부하더라도 최소한 잠들기 3시간 전에는 야식을 삼가도록 한다.

한솔병원 이동근 대표원장은 "습관적인 속쓰림, 복부 불쾌감, 설사나 변비 등의 증상 때문에 약국에서 소화제나 변비약 등을 사먹으며 참는 수험생들도 많다"면서 "대부분 스트레스나 심리적 불안감에 따른 일시적인 증상일 수 있지만, 평소 이런 증상이 자주 있다면 시간을 내어 병원에서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 보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 고열량의 보양식보다는 담백한 음식을 = 머리를 많이 쓰고 운동량이 적은 수험생에게는 고단백 저지방의 균형 잡힌 식단이 중요하다.

두뇌 성장을 돕는 단백질과 면역력을 높이는 비타민, 뇌 세포를 구성하는 레시틴이 풍부한 견과류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고열량의 보양식이나 인스턴트 음식, 너무 짜거나 매운 음식 등은 위에 부담을 줘서 소화불량이나 신경성 위염을 유발할 수 있으며 수험생의 학습능률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좋지 않다.

대신 콩이나 두부, 된장, 버섯, 채소 샐러드 등 담백하고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먹도록 한다.

자생한방병원 이종진 원장은 "학습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침 식사가 중요한데 평소 아침을 먹지 않거나 소화기가 약한 수험생들은 밥 대신 건강 죽을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평소 체력이 약한 수험생이라면 닭죽이나 인삼 죽이, 소화기가 약할 때는 황기, 감자 죽을,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학생에게는 녹두죽이 좋다"고 말했다.

◇ 5시간 이상 자려고 노력해야 = 수험생에게 충분한 수면을 취하라고 하는 것만큼 부질없는 조언이 없다.

하지만 그래도 5시간 이상은 꼭 자야 한다는 게 전문의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수면시간이 5시간을 채우지 못하면 두뇌기능이 떨어지고 심하면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다.

수면 전 따뜻한 우유 섭취와 간단한 샤워, 따뜻한 물에 손 씻기 등은 수면에 도움이 된다.

또한 점심 식사후 20~30분간의 낮잠은 학업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고 밤시간 숙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30분 이상의 낮잠은 밤 시간 불면증의 주요 원인이 되어 생활리듬을 깰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커피나 드링크류는 사람에 따라 각성효과를 나타내는 만큼 오후 4~5시 이후로는 마시지 않는 게 좋다.

한방에서는 무언가 마시고 싶다면 불면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 솔잎차나 대추와 파의 흰 대공을 함께 달인 `대추파대공차'를 권한다.

잠이 안 온다고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은 불면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삼가는 게 좋다
(도움말:연세SK병원 신경외과 강태훈 과장, 한솔병원 대장항문외과 이동근 대표원장, 자생한방병원 이종진 원장)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