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하늘도시에서 아파트 분양을 앞둔 모 주택개발업체 A사장은 10월에 개통될 인천대교 통행료에 온 신경이 곤두서 있다.

영종하늘도시는 섬 안에 자리잡고 있어 다리를 건너지 않고서는 통행이 불가능해 인천대교 통행료에 따라 분양 성적이 판가름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욱이 영종하늘도시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안에서도 가장 인지도가 떨어지는 곳이어서 송도국제도시와 청라지구의 분양 열기를 이어받을 수 있을지 우려하던 차에 골칫거리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16만9000명이 거주하도록 계획된 영종하늘도시에서는 아파트 4만5000채가 들어서며 이 가운데 1만4000여채가 연내 분양될 예정이다. 현대건설 우미건설 한라건설 한양 신명건설 동보주택 등은 9월쯤 7264채를 동시분양으로 쏟아낼 예정이다.

최근 되살아난 청약 열기를 타고 분양에 나선 이들 6개 업체는 인천대교 통행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인천대교 통행료는 6000원 선.안상수 인천시장이 인천대교 사업자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으로 통행료를 낮출 것이라고 밝혔지만 얼마나 내릴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업체 관계자는 "영종하늘도시 분양가가 3.3㎡(1평)당 800만~1000만원으로 예상돼 가격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인천대교 통행료 문제가 청약시장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미분양 사태까지 우려될 정도다.

분양을 앞둔 건설업체 협의회가 인천대교를 이용해야 하는 지역주민과 함께 통행료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것은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다는 얘기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경우 실거주 목적보다 투자 목적 위주로 청약이 이뤄지는 경향이 커 입주 후 대부분은 전세를 놓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통행료가 비싸면 전셋값도 타격을 받게 된다. 송도국제도시와는 자동차로 15분 거리로 가까운 편이지만 통행료와 기름값을 감안하면 같은 크기의 아파트라도 수천만원 이상 전셋값이 내려야 한다.

9월에 분양에 나설 한 주택업체 관계자는 "영종하늘도시는 육지를 이어주는 '제3연륙교'도 계획돼 있으나 3년째 표류하고 있어 업체들로서는 인천대교 통행료 인하에 목을 걸어야 하는 처지"라며 "분양 전에 통행료 문제가 속시원히 해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