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부터 평택의 쌍용차 본사 및 공장은 한마디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옥쇄파업을 벌이고 있는 노조는 사측의 마지막 인력 구조조정 타협안을 거부했고, 이에 사측이 공장 진입을 시도하면서 노 · 사간 극한 충돌이 벌어졌다. 쌍용차는 결국 파산(破産)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는 외길로 치닫고 마는 것인가. 참으로 걱정스런 상황이다.

노조와 사측간 극단적 대치는 일단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노조는 향후 노동 및 시민단체와 연계해 점거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속노조가 평택에 대거 집결하기로 하는 등 쌍용차 파업사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쌍용차 파업이 장기화될수록 회생 가능성은 점점 더 희박해진다는 것이다. 지난 4월 부분파업에 이어 한 달 이상 계속된 총파업으로 생산과 매출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했고, 판매망 또한 붕괴되고 있다. 협력사 역시 심각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음은 물론이다. 여기에 쌍용차를 사랑하던 고객들조차 등을 돌리고, 해외에서의 신용도도 추락해 쌍용차는 지금 존폐의 위기에 처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쌍용차 법정관리는 계속기업 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는 평가를 받아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지금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여전히 그런 평가가 유효하리란 보장이 없다. 극단적으로 회사가 더 이상 회생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법원은 법정관리 절차를 종결하고 회사를 청산(淸算)시킬 수도 있다.

노조는 사측이 시나리오에 따라 파산의 길을 택하고 있다고 비난하지만, 단 한명이라도 정리해고를 할 경우 총파업을 풀지 않겠다는 노조는 진정 회사의 회생을 바란다고 말할 수 있는가.

쌍용차 노조는 정부와 산업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공적자금은 어디까지나 국민의 세금이다. 지금의 쌍용차 사태를 보고 내 돈을 넣어도 좋겠다고 거꺼이 동의할 국민은 거의 없다. 국민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데 정부와 산업은행이 무슨 명분으로 공적자금을 지원할 수 있겠는가. 쌍용차가 회생할 수 있다는 조그만 희망이라도 쌍용차 스스로가 먼저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