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한경주거문화대상 공모전에서 영예의 종합대상은 한라건설(사장 김홍두)의 '대전 서남부 신도시 한라비발디'가 차지했다. 경기침체 여파로 전체 응모작 수는 줄어든 반면,응모작 수준은 높아져 종합대상을 둘러싼 경쟁은 치열했다. 이번 종합대상 작품은 건축디자인 · 주변 환경과의 조화,인간미 넘치는 단지 내 조경 등의 테마가 돋보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최근 신규 주거단지들은 업체 간 디자인 상호 모방으로 해당 단지만의 독창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대전 서남부 한라비발디는 외형상 치장은 줄이는 대신,단지 내 모든 공간에 실용성과 친환경성 등 기능적 특징을 부각시킨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한경주거문화대상 제정 이후 두 번째로 지방 주택단지가 종합대상을 수상했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국내 주거상품의 수준이 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한라건설은 2004년,2005년,2008년 세차례에 걸쳐 한경주거문화대상 부문대상을 받았고,2006년에는 '오창 한라비발디'로 종합대상을 수상해 주택업계에서 시공 · 설계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주변환경과의 '어울림 · 차별화'가 매력

대전 서남부신도시 '한라비발디'는 752세대 규모의 중형단지에,층고는 15~28층으로 설계된 고층 주거단지다. 서남부신도시는 대전 서구 · 유성구 일대에 조성된 택지지구로 둔산과 기존 도심의 주거기능을 분담하는 신도시다. 따라서 이곳에 들어설 주택단지는 기존 도시지역과 자연 · 주거 · 교통 환경과 어긋나지 않도록 하는 조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라비발디도 이런 점을 잘 감안해 설계됐다. 단지 내 공원조성을 통해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모색했다. 조경공간은 플라자(광장),파크(공원),가든(정원) 등 세 가지 콘셉트를 도입해 구성됐다. 인근의 복용공원 등 근린공원에서 느낄 수 없는 아기자기한 재미와 포근함을 느낄 수 있게 꾸며서 조화를 꾀했다. 플라자 공간은 단지 내 상징적 중심이 되도록 했고,파크 개념의 단지마당은 놀이 · 운동을 즐길 수 있는 활력공간,가든마당은 나무와 꽃을 감상할 수 있는 자연 속 휴식공간 등으로 계획했다. 이곳 각 마당들에는 물을 곁들인 각종 수경시설과 수목을 추가해 단조로움을 줄였다.

특히 이들 수경공간과 단지 내 공원을 연결하는 바닥에 조명을 넣어서 밤낮이 다른 이색풍경이 그려지도록 했다. 열주(길게 늘어선 기둥)와 워터스크린이 갖춰진 원형광장,각종 자연석이 어우러진 물놀이 연못 등 다양한 요소들이 어우러진 풍광은 한라비발디만의 매력이 될 것이다. 웬만한 고급 단지에서 볼 수 있는 주민건강시설인 골프연습장,헬스클럽,실버룸,멀티프로그램실,문고,산책로 등은 기본으로 마련됐다. 또한 복용공원, 진잠천 등 단지 밖의 녹지 및 물길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설계됐다.

◆건물 디자인,치장보다 쾌적 · 실용 강조

이 단지는 최고층이 지상 28층의 고층 아파트다. 층고가 높은 주택단지들은 대개 랜드마크가 되겠다는 집착에 기능과 상관없는 치장이 보태지기 일쑤다. 하지만 이 단지는 그런 욕심을 자제했다. 다만 주출입구 문주(대문 기둥)를 강조하고,저층부에 친환경 재료를 사용해서 밋밋해질 수도 있는 단지 디자인에 포인트를 줬다. 건물 형태도 판상형(건물을 옆으로 나란히 배치한 형태)과 타워형(오피스빌딩 같은 모양)을 적절히 섞어서 단조로움을 없앴다. 외관에서는 화려한 장식을 배제하고 단아한 구조적 조형미만 부각되도록 했다. 지상에는 주차공간을 지하로 돌리고,대신 그 자리에는 나무와 화초를 심고 테마공원과 산책로 등을 조성해 쾌적성을 높였다.

아파트 내부도 인테리어 등에 비중을 낮추고,공간과 설비의 실용성을 높였다. 첨단 멀티미디어 설비와 입주자들을 위한 맞춤형 가전 등 요즘 생활문화 트렌드에 맞추는데 신경을 썼다. 홈네트워크시스템,초고속정보통신,세대환기시스템,가스쿡탑,광파오븐,빌트인 냉장고,주방 TV폰,야채과일세척기,음식물쓰레기건조기 등의 설치가 대표적인 사례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

김홍두 한라건설 사장 "한경주거문화대상 두번째 수상…강한 자부심"

"종합대상을 두 번이나 수상하게 돼 영광으로 생각하고 자부심을 느낍니다. "

한라건설 김홍두 사장(56)은 "올해 한경주거문화대상 종합대상을 받은 '대전 서남부 한라비발디'는 택지분양 당시 109개의 회사가 경쟁을 붙을 정도로 입지 여건이 좋은 곳이었다"며 "단지 기획과 설계에 각별히 공을 들이는 등 야심차게 준비해왔는데,이번에 그 진가를 인정받은 것 같아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2006년 '오창 한라비발디'로 종합대상을 수상한데 이어 올해로 두 번째 '종합대상'을 받게 됨으로써 한라건설의 주택건설 실력이 확실히 공인을 받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라건설은 1980년 창립 이후 건축 토목 플랜트 주택 해외사업 등 다양한 부문에서 활발한 실적을 보여준 건설업체다. 최근 건설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처럼 화려한 경영실적의 이면에는 그의 뚝심 · 성실 경영이 자리잡고 있다. 그는 올해도 'Good to Great(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이란 슬로건을 내걸고,신시장 개척 등에 매진하고 있다. 1997년에는 '한라비발디'란 주택 브랜드를 도입해 파주 · 안양에서 첫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