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래미안 '작전 주의보'…112㎡ 한달새 3억 올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입주 직전 투기세력 '치고 빠지기'
상승률 주변보다 4배나 높아
상승률 주변보다 4배나 높아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중에서 가장 넓은 268㎡형(81평형)이 최근 31억원에 매매되면서 연초보다 4억원이나 올랐어요. 일반분양가격이 16억원 선이었던 172㎡형(52평형)도 6개월 만에 6억원 이상 뛰었죠."
22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반포쇼핑상가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다음 달 입주하는 반포 래미안 아파트의 호가가 하루가 무섭게 뛴다"며 혀를 내둘렀다. 반포동 강남터미널 지하쇼핑센터의 한 중개사도 래미안 퍼스티지 매매가에 대해 "말도 꺼내지 말라"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는 "지금은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고,'상투'수준"이라며 "당장 사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다른 재건축 단지를 알아보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시세보다 수억원 비싼 '배짱호가' 극성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아파트 매매호가가 비정상적으로 치솟자 현지 중개업계는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 모두 매입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초까지 미분양 해소를 고민했던 래미안 퍼스티지 단지는 지난 3월부터 오름세를 보이다가 5월 이후 한 달 만에 2억~3억원까지 매매 호가가 치솟았다. 지난 4월 12억원에 거래됐던 112㎡형(34평형)은 14억~15억원 선에 호가가 형성됐다. 한 달 상승률이 4.26%로 서초구의 비슷한 규모 아파트 상승률(0.87%)보다 무려 4배 이상 높다.
전체 물량 가운데 공급가구 수가 가장 적은 145㎡형(44평형)의 경우 5월 초 20억원에 거래된 이후 최근에는 호가가 23억원까지 뛰었다. 조합원 분양가격은 16억원으로 분양 8개월 만에 4억원의 시세차익이 형성된 셈이다.
인근 중개사는 "심지어 전세가격도 올초 7억원대에 머물렀던 268㎡형(81평형)이 지금은 9억원에도 물건이 없으며 15억원에 전세를 내놓은 데도 있다"고 말했다.
◆투기세력 '호가조작 의혹'
이 같은 단기 급등세는 최근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른 시중 유동자금의 강남권 이동 등 거시적인 원인도 있지만,외부 투기세력들의 가세로 인한 '호가조작'이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현지 중개업소들은 "조합원 지분을 다량 매집했던 투기세력이 '입주호재'를 이용해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빠져나가기 작전'을 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반포동 토막이 공인중개사는 "외지에서 몰려든 공인중개사들이 상당히 늘었다"며 "이들은 대부분 분양권과 조합원 지분 거래 전문팀들인데 이들이 물을 흐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은 대부분 조합원 명단을 입수해 매물 확보를 위한 전화를 돌려대다 보니,매도자들이 터무니없이 가격을 올리게 된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하루에만 호가가 수천만원씩 오르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현재 반포 래미안 시세는 강남 압구정 아파트와 맞먹는다"며 "단기 급등이 워낙 심해 추가 매수자들은 신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소장은 "강남권 재건축 대단지들의 경우 다량의 지분 매입자들이 입주 전후에 가격을 한껏 올리고 빠지는 이른바 '치고 빠지기' 작전이 성행하는 게 관행화됐다"며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입주 1년 정도 지난 다음에 들어가는 게 낭패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