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백화점 소비를 이끈 주인공은 이른바 '포미(For Me)족'이라는 분석이 나왔다.불황 속에서도 자신을 가꾸거나 가치를 높이는 데 아낌없이 지출하는 소비자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신세계백화점은 22일 '포미족' 덕분에 올해 상반기(1월 1일~6월 18일) 매출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1% 늘었다고 밝혔다.신세계 측은 포미족의 소비성향을 'Small Luxury(작은 사치)', 'Sexy(섹시함)', 'Green(친환경)' 등으로 요약했다.

'작은 사치'의 소피패턴으로는 명품 브랜드 시계와 지갑, 구두, 가방 등 패션 소품 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40% 가량 늘었다.

특히 30대 남성의 작은 사치 소비 현상이 두드러졌다. 브라이틀링, 론진 등의 남성 명품 시계 매출은 무려 70% 이상 신장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 백화점의 전체 고객 중 30대 남성 비중은 지난해 10%에서 올해 13%까지 늘었다.

화장품 매출도 지난해보다 38% 증가했다.적은 비용으로 고급화장품 소비를 통해 만족감을 느끼려는 여성들이 늘어난 덕택이다.특히 라메르, 키엘 등 해외 고급 화장품 브랜드 매출은 2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 5월의 경우 화장품 부문 월매출이 300억원을 기록해 신세계백화점 탄생이래 최고 기록을 세웠다. 전체 매출에서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6.9%에서 올해 9.4%로 증가했다.

작은 사치의 경향은 고급 란제리 브랜드의 인기에서도 나타났다.

화려한 속옷 등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고급 란제리 브랜드 매출은 지난해보다 13% 가량 신장했다. 바바라, 아르마니 등의 경우 매출이 각각 60% 이상 늘었다.

섹시함을 드러내는 미니스커트와 킬힐(뒷굽높이가 10㎝가 넘는 구두) 인기도 뜨거웠다.

상반기 미니스커트 매출은 지난해보다 30% 가량 증가했다.'불황에는 미니스커트가 유행한다'는 속설을 입증한 셈이다. 원피스도 지난해보다 5cm 가량 짧아진 미니원피스가 인기를 끌면서 매출이 지난해보다 20% 가량 늘었다.

미니스커트와 잘 어울리는 킬힐의 열풍도 거셌다. 이 백화점의 구두 편집매장인 '슈컬렉션'에서는 크리스챤 루부탱, 마놀로 블라닉 등 하이힐 브랜드의 매출이 전체의 70% 가량을 차지했다.

또 올 상반기에는 석면 파동 등 사회적으로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보다 커지면서 친환경 소비가 식품을 넘어 의류·생활용품으로까지 확대됐다.

친환경 상품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상품군별로 20~9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세계백화점 마케팅 장재영 상무는 "올 상반기에는 불황으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불황기 소비패턴이 깨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소비자들이 '가치소비'성향을 보여 백화점 매출이 크게 올랐다"며 "하반기에도 이런 소비 트렌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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