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주요 언론은 18일 자신의 몸을 던져 3살박이 딸을 덮친 40kg짜리 대형 야수를 격퇴하고 딸을 구해낸 한 엄마의 이야기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밴쿠버와 위슬러를 연결하는 씨투스카이(Sea to Sky) 하이웨이 중간 지점인 스쿼미쉬에 거주하는 모린 리는 지난 16일 저녁 7시 쯤 집 앞에서 야생 딸기를 따다 '마운틴 라이언'으로 불리는 대형 쿠거가 3살박이 딸 마야를 뒤에서 덮치는 장면을 목격했다.

엄마 모린은 쿠거가 마야를 땅에 쓰러트린 후 등 뒤로 올라타자 순간적으로 자신의 몸을 날려 마야의 몸을 뒤에서 덮으며 마야와 쿠거를 분리시켰다.

그런 다음 마야를 안고 일어나 비명을 지르면서 무조건 앞만 보고 달려 딸을 구해냈다.

비명 소리를 듣고 이웃 주민들이 달려 오자 쿠거는 숲 속으로 도망쳤고, 마야는 병원에 입원해 머리와 팔에 입은 상처를 치료받을 수 있었다.

전국에서 발행되는 일간 글로브 앤 메일과 밴쿠버 현지 일간 밴쿠버 선은 엄마의 말을 빌려 당시 상황을 생생히 전하면서, 절대절명의 위기 순간 발동한 '모성 본능'이 야수를 물리치고 딸을 구해냈다며 대형 사진과 함께 관련 기사를 실었다.

엄마 모린은 당시 순간적으로 마야와 쿠거를 분리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도 모르게 몸을 날려 딸을 뒤에서 안은 채 쿠거를 등졌으나, 쿠거도 놀랬는 지 자신을 공격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자신이 일어서자 쿠거가 등 뒤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을 느낀 후 비명을 지르며 무조건 달렸으며, 공포심이 엄습하는 바람에 쿠거가 추격해 오는 지 뒤를 돌아볼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마야를 공격한 쿠거는 신고를 받고 충돌한 산림 감시인들에 의해 사살됐다.

(밴쿠버연합뉴스) 신상인 통신원 sangin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