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판서도 `서거충격' 못헤어난 정상문
풀색 수의를 입은 정 전 비서관은 이날 오전 열린 공판 내내 침울한 표정을 지었고, 반쯤 넋이 나간 듯 재판장이 묻는 간단한 질문에도 그때그때 제대로 된 답을 하지 못했다.
정 전 비서관 변호인은 "대통령 서거 이후 장례에 다녀오고 나서 정신적 부담감 때문인지 심신이 공황상태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매우 불안정해 (피고인의 뜻이) 잘 정리가 안 된다"며 "검찰 수사 당시에도 진술이 이랬다 저랬다 해 어떤 게 진짜인지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변호인과 생각이 같은가"라는 재판장의 질문을 받은 정 전 비서관은 한참을 머뭇거린 끝에 겨우 더듬거리며 "지금 심정이… 황당하고 혼란스러운 심정이…"라고만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온몸에 맥이 풀린 듯 피고인석으로 들어가고 나올 때도 다소 휘청거리며 느릿느릿 걸음을 옮겼다.
구속 후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정 전 비서관은 재판부로부터 구속집행정지를 허가받아 지난달 27∼29일 노 전 대통령 장례에 참석했다.
한편 첫 공판을 앞둔 변호인이 검찰 수사서류 열람ㆍ등사를 이틀 전에야 비로소 했다는 말을 들은 재판장은 "서거는 서거고 재판은 재판대로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재판 지연에 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setuz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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