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입'이었던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이 노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해 "범죄 행위이며, 책임자가 형사 처벌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전 대변인은 3일 오후 야후코리아의 '송지헌의 사람IN' 코너를 통해 생중계된 인터뷰에서 "노무현 정부에 대한 전면적 탄압의 일환으로 시작된 일이기 때문에, 검찰이 유죄라 정해놓고 그것을 맞추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통상적인 방법을 뛰어넘는 방법을 썼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매일 박연차 회장의 일방적 진술을 공공연하게 중계했다"면서 "수사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 여론을 선점하려 한 매우 불법한 범죄 행위"라고 규정했다.

특히 이날 임채진 검찰총장의 사의 표명 역시 문제 해결의 본질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천 전 대변인은 "사퇴는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지만, 원칙적으로는 검찰의 책임있는 분이 형사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검찰이 바로 선다"고 일갈했다.

문제의 본질은 검찰의 문화와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며, 사람이 한 두명 바뀌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또 "현 정권의 이해와 검찰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왜곡 인식과 공명심, 두 가지가 상승 작용을 한 것"이라며 "어떤 면에서는 검찰이 앞서 나갔을 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청와대는 이번 일에 대해서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진정성이 있으면 이미 사과했겠지만 정치기술적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 앞으로 사과가 있을 지 모르지만 하더라도 진정성이 기반됐을까 회의적이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의 의미에 대해서는 "단지 결백을 온몸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차원은 뛰어넘는 것"이라며 "짐을 지고 갈테니 남아있는 사람들이 나의 굴레나 이름을 버리고 앞으로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자리를 비켜주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천 전 대변인은 "실제로 검찰도 무슨 특별한 증거를 내놓을 수 없었고, 무죄의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무죄를 주장하기 위해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천 전 대변인은 새로운 정치 세력의 필요성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노무현의 꿈을 이뤄야한다는 책임감을 많이 느끼는데, 민주당과 진보정당들이 과연 지금 이런 국민들의 뜻을 담아낼 수 있는 구조와 문화, 가치를 갖고 있는 지에 의문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름을 걸고 정치하는 것이 고통스럽고 어려운 일이지만 해야 할 일이라면 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주된 과제로는 국민들의 정치 참여, 언론 개혁, 검찰 개혁 3가지를 들었다.

한편 천 전 대변인은 1991년 당시 자신의 결혼식에 노 전 대통령이 주례를 보면서 첫 인연을 맺었다는 얘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던 시절 천 전 대변인의 부인이 의원실에서 아르바이트 하던 게 인연의 실마리가 됐다는 것이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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