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송파구 잠실 일대

제2롯데월드 들어서면 집값 뛰겠지만 교통엔 악재…가락시영은 분담금 놓고 갈등

"바로 앞에 보이는 잠실 주공5단지는 서울 강남 재건축의 핵폭탄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재건축 추진위원회의 사업계획을 보면 7000세대 정도가 들어서는데 그야말로 미니 신도시급입니다. 향후 잠실5단지 재건축 아파트값의 흐름에 따라 강남권 집값의 향방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강남권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박준(박준 공인),노승준(금성 공인),최낙서(대신 공인) 등 공인중개사 3명과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31일 송파구 잠실5단지 앞에서 재건축 아파트 중심으로 한 송파구 일대의 부동산 동향을 긴급 점검했다.

박준 중개사는 재건축 · 재개발에 투자를 할 때 4가지 기준을 참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유 지분,개발 호재,추진 속도,입지 등이다. 박 중개사는 "잠실5단지는 같은 30평형대(공급면적)로 비교했을때 압구정 현대아파트,대치동 은마아파트보다 재건축 보유지분(세대당 대지면적)이 커 투자가치가 높다"며 "제2롯데월드,올림픽대로 지하화,잠실운동장에 컨벤션센터 설립 등의 개발호재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중개사는 "오는 8월15일께 안전진단을 신청할 예정으로 추진 속도가 빠른 편"이라며 "지하철 2 · 8호선과 32개 버스노선이 지나가고 경기도 외곽으로 빠지기도 쉽고 고속도로 접근도 용이하다"고 뛰어난 교통입지를 자랑했다.

최근 잠실5단지는 재건축추진위원회의 사업계획서가 공개되면서 호가가 5000만원이상 급등했다. 박 중개사는 "대기수요자들이 10억5000만원선에 매수하려고 했었는데 현재 매도호가가 11억원이상으로 뛰었다"고 밝혔다.

이에 김 전무는 "추진위가 최고 70층까지 짓겠다고 했지만 서울시는 한강변 주거용 아파트 층수를 최고 50층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과 상충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올해 초 '한강 공공성 회복 선언'을 통해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을 허용하되 주거용 아파트는 최고 층수를 50층,평균 30층 내외로 제한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따라서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 재건축추진위의 계획이 실현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들은 잠실5단지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맞은 편에 있는 제2롯데월드 부지로 자리를 옮겨 제2롯데월드의 영향에 대해 논의했다.

김 전무는 "제2롯데월드가 잠실권의 부동산가치를 올리는 호재가 될 것인지는 좀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대규모 유통 · 오피스 센터로서 기능을 할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놀이시설에 사람이 몰리는 현상만 나타날 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 중개사는 "송파구가 강남구에 비해 부족했던 것이 대단위 업무단지며 2014년 제2롯데월드가 들어서면 여의도,광화문,테헤란로처럼 대단위 업무단지가 생기게 된다"며 "직장 근처에 집을 얻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지만 교통여건은 분명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송파대로를 중심으로 한 교통문제는 이날 내내 토론거리였다. 노 중개사는 "잠실5단지 재건축,제2롯데월드,가락 시영아파트 재건축,법조타운,가든파이브 등 송파대로 좌우로 대규모 시설들이 들어설 경우 출퇴근 시간 교통정체는 정말 고통스러운 수준이 될 것"으로 경고했다. 최 중개사도 "아직까지는 가든파이브 상가의 입주율이 저조해 교통 문제를 유발하진 않지만 문정동 법조타운이 완공되고 이후 상가가 활성화 되면 교통체증이 더 큰 문제로 부각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2롯데월드에서 송파대로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와 가락시영아파트를 둘러봤다. 1980년 준공된 가락시영아파트(6600세대)는 현재 조합이 설립돼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분담금 문제로 재건축이 주춤한 상태다.

김 전무는 "일반분양 물량의 분양가를 고려해야 하는데 조합원들 입장에선 지금 당장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격을 높이면 시공사와 마찰이 생긴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도 잠실5단지와 가락시영을 비교해 매수할 경우 잠실5단지에 더 점수를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 중개사는 "현재 가락시영 매물이 별로 많지 않지만 잠실5단지보다 전체 부지면적이 넓은 대단지여서 재건축이 제대로 추진된다면 송파구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문권/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