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서울지방국세청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박연차 게이트' 수사의 3라운드 막이 올랐다. 노무현 정권 실세들을 중심으로 한 정 · 관계 로비의혹을 조사한 '1라운드'에서는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 체포를 시작으로 송은복 전 김해시장,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장인태 전 행정자치부 차관,박정규 전 민정수석,이광재 민주당 의원 등이 구속됐다. 노 전 대통령 가족과 최측근을 대상으로 한 '2라운드'에서는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구속됐고,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와 권양숙 여사,아들 건호씨에 이어 노 전 대통령까지 소환조사를 받았다.

3라운드에서는 '국세청 세무조사 무마 로비의혹'을 비롯해 부산 · 경남권(PK) 전 · 현직 지방자치단체장과 정치인,검찰 간부 등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PK지역에서 박연차 회장 돈을 안 받은 정치인이 없다"는 소문까지 나돌 정도여서 유력 인물들의 줄소환과 대거 사법처리 가능성도 점쳐진다. 검찰은 부산의 한 다선 국회의원과 경남의 또 다른 다선의원을 수사선상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장으로는 전직 도지사와 시장들도 거론되고 있다.

검찰 간부들도 전별금 등 명목으로 돈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현직 검사장과 대검 간부가 지난해 6월 베트남에서 박 회장 측으로부터 여행 경비 명목으로 수천달러를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지방 모 부장판사도 항공권 구입 경비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전 · 현직 간부들도 10여명이 수사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검찰이 입수한 박 회장 비서의 다이어리에는 박 회장의 인맥으로 언론사 간부와 대학 교수까지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들 역시 수사선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언론에서 제기하는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