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들어 수도권 서부지역을 대표하는 인천 청라지구와 송도신도시에서 7400여가구의 신규분양 아파트가 쏟아진다. 청라지구에서만 6907가구,송도신도시에서는 548가구가 주인을 찾는다.

정부가 양도세 완화,분양권 전매 등 부동산 규제를 대거 해제한 이후 신도시급 대규모 단지로는 사실상 첫 분양되는 곳이어서 경기침체 속에 수요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이 청라 · 송도지구를 최근 '분양시장의 바로미터'로 지목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서해안 시대 수도권의 새로운 경제거점으로 탈바꿈할 경제자유구역으로 개발된다는 점에서 수요자들의 관심도 남다르다.

첫 출발은 일단 순조로웠다. 지난 22일 신청을 받은 청라지구 '한라비발디'아파트가 최고 11.16 대 1(평균 2.7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모든 타입에서 1순위에서 마감됐다. 중소형 · 중대형 가릴 것 없이 고르게 신청자가 몰렸다. 전문가들도 "입지여건이나 저렴한 분양가(3.3㎡당 1000만~1100만원),양도세 혜택 등 '3박자'를 갖춘 만큼 내집마련을 원하는 수요자라면 적극 공략할 만하다'고 추천한다.

실제로 청약조건이 예전보다 훨씬 유리해졌다. 우선 청라지구나 송도신도시 아파트를 분양받아 입주했다가 5년 안에 팔면 양도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주택을 여러 채 갖고 있어도 상관없다. 입주 후 5년을 넘겨 팔더라도 5년간 발생하는 양도차익은 100% 공제된다. 청라지구의 경우 지난해만 해도 과밀억제권역이었지만 지금은 송도신도시처럼 성장관리권역으로 바뀌면서 양도세 감면혜택(과밀억제권역은 5년간 양도차익의 60%만 공제)이 더욱 커졌다.

분양권 전매제한도 크게 완화됐다.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는 계약 후 3년,85㎡ 초과 중대형 아파트는 1년만 지나면 다른 사람에게 되팔 수 있다. 전매 불허기간이 종전보다 절반 안팎 줄어든 셈이다.

또 이들 아파트에 당첨된 뒤 분양권이나 소유권을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바꿀 수 있도록 '부부간 증여'가 지난 3월부터 허용됐다. 당첨자가 주공이나 지방공사의 동의를 받아 건설사에 요청하면 분양권의 일정 지분을 배우자 명의로 바꿀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입주 때 소유권 등기를 할 때도 부부 공동명의로 등기부에 등재된다. 부부는 10년 안에 6억원까지 증여하더라도 증여세를 물지 않는다.

재당첨 제한기간 역시 줄었다. 특히 청라 · 송도지구에서 민간업체가 공급하는 아파트(민영주택)에 당첨되면 2011년 3월31일까지는 가족(세대원)들이 다른 아파트에 청약할 수 있다. 당첨자는 비록 1순위가 사라지더라도 배우자나 자녀가 청약통장에 가입해 2년이 지났다면 언제든지 다른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공공주택의 경우 전용 85㎡ 이하는 계약가능일로부터 3년,85㎡ 초과는 1년간 다른 아파트에 당첨자는 물론 가족 모두가 청약할 수 없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