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에는 가족끼리 즐길 수 있는 문화 행사가 풍성하다. 극장가에는 귀여운 비버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실사 영화 및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내세운 '케로로 더 무비;드래곤 워리어','쿵푸팬더' 제작진이 만들어 더 관심이 가는 '몬스터 VS 에이리언',상상력이 돋보이는 '초코초코 대작전' 등 애니메이션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공연계 또한 아동을 위한 뮤지컬과 연극,넌버벌 퍼포먼스가 연이어 무대에 오르고,어린이들에게 클래식 혹은 국악 길라잡이가 되어 줄 공연도 준비됐다. 가족애를 뭉클하게 자극하는 작품들은 물론이다. 게다가 꼼꼼하게 따져보면 1000원짜리 티켓,최대 70%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 티켓 등도 널려 있다. 이중섭,박수근,장욱진 등 거장들이 그린 가족 소재 작품들도 각종 전시회에서 만나볼 수 있다.

어린이 난타…동물들이 안내하는 클래식음악회…온가족 공연보며 하하

클래식과 국악은 어린이들에게 쉽지 않은 장르다.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2009 어린이 음악회'와 국립국악원 음악극 '오늘이'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기획됐다. '2009 어린이 음악회'는 음악으로 그린 동물들의 모습을 통해 클래식의 세계로 안내한다. 탤런트 신애라씨가 들려주는 재미있는 동화까지 클래식에 대한 흥미를 자아낸다.

'오늘이'는 부모를 찾아 나선 주인공이 온갖 모험을 겪다 결국 부모를 만난 뒤 사계절 소식을 전하는 선녀가 된다는 내용의 국악 공연이다.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리는 '엄마와 함께하는 국악보따리'는 열두 살 소리꾼 두 명, 로봇으로 분장한 배우 두 명과 함께 우리 소리를 배워보는 프로그램이다.

해외 진출을 앞둔 창작 아동극 '강아지똥'과 '브레멘 음악대'도 아이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고 권정생 선생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극으로 옮긴 '강아지똥'은 8월 에든버러 페스티벌 참가에 앞서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아동 뮤지컬인 '브레멘 음악대'도 독일 브레멘 초청공연 전 국립중앙박물관의 극장 '용'에서 특별무대를 마련했다. 우리나라 넌버벌 퍼포먼스의 대표인 '난타'의 어린이 버전 '송승환의 어린이 난타'는 100인분 생일잔치 요리를 준비하라는 명령을 받은 요리사 4명의 좌충우돌을 흥겹게 다룬다. 5월6일과 20일에 자녀를 동반한 아빠는 1000원으로 어린이 난타를 볼 수 있다.

가정의 달에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공연으로는 형제이지만 원수처럼 지내는 석봉과 주봉이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가족의 사랑을 깨닫는다는 내용을 다룬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와 7명의 대식구가 겪는 시끌벅적한 일상을 그린 가족극 '꿈꾸는 가족'이 있다.

개구리중사 케로로…리틀비버의 흥미진진한 모험…극장에서도 낄낄낄

프랑스 실사 영화 '리틀 비버'(30일 개봉)의 주인공은 나뭇가지와 돌을 모아 하천에 집을 짓는 동물인 비버다. 숲에 집을 짓고 평화롭게 살던 비버는 큰 곰이 집 앞의 댐을 무너뜨리면서 그만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가게 된다. 숲을 헤매는 동안 비버는 스컹크,사슴,늑대,수달 등 여러 야생동물을 만나며 흥미진진한 모험을 경험하게 된다. 야생동물의 습성을 73분 동안 극영화처럼 꾸며내 동물들의 생생한 모습을 보며 이야기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착한' 비버 대 '나쁜' 늑대와 뱀이라는 단순 선악 구도로 동물들을 배치하는 아동물의 한계에 머물러 있는 게 흠이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캐릭터 '개구리 중사 케로로'도 극장가로 진출했다. '케로로 더 무비;드래곤 워리어'(30일 개봉)는 지구 곳곳에 나타난 이상한 아치를 조사하기 위해 파견된 케로로 소대의 활약상을 그렸다. 소대원이 하나둘 사라지자 위기감을 느낀 케로로 중사 일행은 프랑스로 향하는데 이들 앞에 갑자기 정체불명의 드래곤이 나타난다.

'쿵푸팬더' 제작진이 만든 3D 애니메이션 '몬스터 VS 에이리언'(23일 기개봉)은 '소외 받는 자들도 쓸모 있다'는 교훈을 준다. 결혼식 날 운석을 맞고 몸집이 커져 '거대렐라'가 된 수잔 머피는 다른 괴물들과 함께 국가 비밀수용소에 갇히게 된다. 정체불명의 외계 로봇이 지구를 공격하자 곤충머리를 지닌 로치 박사,물고기인간 '미씽링크',젤리처럼 형태가 변형되는 '밥'과 거대렐라는 지구 수호 임무를 맡는다. 드림웍스의 신기술이 적용된 입체영상이 탁월하다.

이중섭·박수근·장욱진 작품 보고 '新오감체험전'…미술관에선 싱그런 미소

서울 사간동 두간헌갤러리 '가족도'전에서는 한국 화단의 대가인 이중섭,박수근,장욱진 등 3명이 가족의 사랑과 동심을 소재로 그린 작품 20여점을 만날 수 있다. 박수근의 1964년작 '아기 업은 소녀',이중섭의 1952년작 '봄의 어린이',장욱진의 1973년작 '가족' 등에서는 어려운 시절 소박한 일상의 가족애를 느낄 수 있다.

감성 지수를 높일 수 있는 체험전도 놓칠 수 없다. 서울 덕수궁 옆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1층에서 열리는 '신오감도(新五感圖)'전은 시각 뿐 아니라 청각,후각,미각,촉각 등 모든 감각을 자극하는 작품을 만끽할 수 있는 전시회다. 일례로 전가영씨의 설치작품 '의자들의 합창'은 관람객이 의자에 앉으면 음악이 연주되고 조명이 달라져 색다른 느낌을 준다.

경기도 고양 아람미술관의 '행복한 상상프로젝트' 전은 환경오염 등 다양한 도시 문제를 엉뚱한 발상으로 다뤄 유쾌함을 주는 작품을 감상하면서 사고의 유연성을 기를 수 있도록 기획됐다. 칼을 든 수박 형태의 우스꽝스러운 조형물을 배치해 현대 사회의 폭력성을 해학적으로 묘사한 도영준씨의 작품,가족들에게 잠깐의 여유를 권하는 듯한 안윤모씨의 '커피홀릭' 등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서울 방이동 소마미술관에서 열리는 '앨리스뮤지엄 2009' 전도 눈길을 끈다. 전시는 '톡톡 공작소''싱싱 충전소''똑똑 플랫폼''통통발전소''상상 생태계' 등 5개 섹션으로 나눠 꾸며졌다. 자녀가 비디오 게임을 하면 게임 패드로 사용되는 특수 재킷을 입고 엎드려 있는 부모에게 안마까지 해줄 수 있게 해주는 작품 등이 아이들의 이목을 끈다.

김경갑 · 유재혁 · 서화동 · 김보라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