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과 외환은행이 현대건설 매각 시점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산은의 거부로 현대건설 매각주간사 선정이 이뤄지지 못한 것과 관련,"지금은 현대종합상사와 하이닉스 매각이 우선"이라고 22일 말했다. 현대건설까지 매물로 나올 경우 인수 참여자가 분산돼 시장 조성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제값을 받기가 힘들다는 설명이다.

산은은 대우조선해양 매각 작업이 실패로 끝난 것도 인수대금이 6조원을 넘을 정도로 덩치가 컸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채권단이 보유한 현대건설 지분을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 최저 수준인 35%로 줄여놓고 추후 매각 타이밍을 잡는 게 더 나은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외환은행은 현대건설의 주가가 6만원 안팎으로 고점에 비해 떨어진 지금이 매각의 적기라는 입장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지 않고 현재 주가만으로도 현대건설 지분 35%의 인수가격이 2조4000억원에 달해 여전히 인수자에 부담이 가는 금액이라는 것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우리도 지금 당장 팔라는 것이 아니라 주간사를 정하고 매각 준비를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최근 3년간 전 사주 문제 등을 이유로 현대건설 매각이 지연된 데다 지난해에는 대우조선해양에 밀려 시기를 놓친 상황에서 하이닉스 주인 찾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릴 경우 매각이 장기 지연될 수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심기/강동균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