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이 지난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정책) 철폐 이후 4번째 총선을 실시한다.

오는 22일 치러지는 이번 총선은 칼레마 모틀란테 현 대통령의 후임을 정하는 사실상의 대선을 겸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아공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남아공은 대통령 간선제를 채택하고 있어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획득한 정당이 내세운 대통령 후보가 내달 6일 국회의 요식적인 투표 절차를 거쳐 대통령에 선출된다.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의석이 배분되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로 치러지는 이번 총선에서는 집권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제이콥 주마 ANC 총재의 대통령 취임이 기정사실화돼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번 총선은 ANC가 내부 갈등으로 분당 과정을 거친 뒤 치러지는 것이라는 점에서 ANC가 2004년 총선에서 이뤄낸 3분의 2 의석 획득이 가능할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꼽히고 있다.

주마 총재와의 권력다툼 성격을 띤 갈등 끝에 지난해 9월 중도 퇴진한 타보 음베키 전 대통령의 지지세력은 ANC를 탈당, 신당 국민회의(COPE)를 창당한 뒤 반(反) 주마 기치를 내걸고 이번 총선전에 뛰어들었다.

주마 총재는 최근 검찰이 무기 거래와 관련한 부패 혐의에 대한 기소를 철회함으로써 부패 재판의 위기에서 벗어났으나 COPE와 제1야당인 민주동맹(DA) 등 야당들은 이를 문제 삼아 ANC를 심판할 것을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156개 정당이 난립한 가운데 치러지는 이번 총선에는 2천300여만명이 유권자 등록을 마쳤다.

특히 이번 총선에는 재외국민에 대한 참정권이 처음으로 허용돼 영국, 호주 등지에 거주하는 유권자 1만6천여명이 이미 부재자 투표를 통해 한표를 행사했다.

ANC를 비롯한 각 정당은 휴일인 19일 주요 도시에서 마지막 유세를 갖고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은 이날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ANC 유세장에 예고없이 참석, ANC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권정상 특파원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