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노건호 지분 이미 정리"

노무현 전 대통령측은 16일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 검찰의 수사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내주초로 예상되는 검찰의 소환조사를 대비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측은 공식적으로 "검찰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는데 우리가 먼저 얘기할 부분이 아니다"며 검찰 조사에 대한 언급을 삼가고 있다.

김경수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이 책도 보고 돌아가는 상황도 지켜보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검찰 소환을 앞두고 검찰 출두를 위한 사저 출발에서부터 실제 조사 등 전 과정에 필요한 사항을 꼼꼼히 챙기면서 행여라도 빠뜨리는 부분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현재 노 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에 대해서는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변호사가 전담하고,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와 조카사위 연철호씨의 경우 정재성 변호사가 조력하고 있다.

두 변호사는 법무법인 부산에 적을 두고 있고, 정 변호사의 경우 노 전 대통령의 친형인 건평씨의 사위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7일 자신의 홈페이지 글에서 "더 상세한 이야기는 검찰의 조사에 응하여 진술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검찰에서 충분한 해명은 하겠으나 실제 진술할 부분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게 노 전 대통령측 시각이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100만달러를 받은 의혹에 대해서는 노 전 대통령이 권 여사가 받은 돈이라고 해명했기 때문에 돈이 전달되던 시점에 자신은 몰랐다는 입장 외에 더 할 수 있는 말이 뭐가 있겠느냐는 것.
또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을 보고 500만달러를 연철호씨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 부분 역시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인 2008년 3월에야 이 사실을 알게됐다는 입장이어서 강하게 부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연씨가 500만달러를 투자하는 과정에서 건호씨가 연루된 의혹에 대해서도 노 전 대통령이 이미 밝힌 대로 "특별히 호의적인 동기가 개입한 것으로 보였지만 성격상 투자"라는 주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변호사는 500만달러의 용처와 관련, 건호씨가 `엘리쉬&파트너스'의 대주주로서 관여했다는 검찰측 시각에 대해 "한때 지분을 가졌다가 정리한 것으로 안다"며 이번 일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면돌파를 마다하지 않는 노 전 대통령의 성격상 비공개소환보다는 공개소환에 무게를 두고, 조사 과정에서도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 박 회장과의 대질신문도 먼저 요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그리 이의를 달지 않는 분위기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