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ㆍ이민호 등 광고 음악 디지털 음원으로 발표

'롤리 롤리 롤리팝 오 넌 나의 롤리팝~'.
그룹 빅뱅과 신인 여성그룹 2NE1이 함께 부른 '롤리팝(Lollipop)'이 10일 멜론, 도시락, 엠넷닷컴 등 음악사이트 차트 1위를 석권했다.

음악사이트에서 다운로드 횟수가 급증하자 자연스레 이 노래를 흥얼거리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롤리팝'은 LG전자 싸이언이 1723(17~23세)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롤리팝폰'을 출시하며 빅뱅과 2NE1이 등장하는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삽입한 노래다.

그러나 기획 단계부터 이 노래는 영상의 배경으로만 깔리던 기존 CM송의 역할보다 의미가 확장됐다.

노래를 디지털 음원으로 출시해 광고가 반복적으로 방송 전파를 타면 노래와 브랜드 인지도가 동시에 상승하는 효과를 꾀한 것이다.

스타가 있는 대중음악계와 브랜드를 가진 기업이 손잡고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Branded Entertainment)'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는 기업의 브랜드를 기반으로 만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뜻한다.

삼성전자 애니콜이 애니모션, 애니클럽, 애니스타를 거쳐 2007년 애니밴드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음원을 출시해 윈-윈 효과를 거둔 것이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최근에는 빅뱅이 스포츠 브랜드 휠라(FILA)의 광고 음악으로 노래한 '스타일리시(더 휠라)', 빅뱅이 맥주 브랜드 하이트와 손잡고 발표한 '소 프레시, 소 쿨(So Fresh, So Cool)', KBS 2TV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 이민호가 오비맥주 브랜드인 카스2X(이엑스) 모델로 등장하며 직접 노래한 '익스트림(Extreme)'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이 출연한 광고는 감각적인 노래와 스타의 모습이 어우러져 있어 한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이며, 더불어 해당 브랜드를 선명히 각인시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롤리팝'을 출시한 LG싸이언 마케팅전략그룹의 윤순옥 과장은 10일 "영상만으로는 10~20대를 위해 만들어진 제품을 소비자에게 소개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며 "'롤리팝'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젊은 세대가 즐길만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제품 홍보에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제품을 출시한 지 2주 가량 됐는데 매출 상승세가 빠르다"고 설명했다.

오비맥주 측은 "이민호가 부른 노래로 뮤직비디오와 광고를 제작, 인터넷 UCC(사용자제작콘텐츠) 등으로 확장해 젊은 층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중음악계의 호응도도 높다.

보통 CM송은 기업이 저작권을 가져 사용이 광고에만 제한돼 파급력이 적지만 합작할 경우, 만들고 부르는 음악인들에게도 수익이 배분되고 음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방식으로 빅뱅의 활동 비수기에도 히트곡을 내고 있는 YG엔터테인먼트는 "광고에 사용된 음악이 온라인에서 유통될 경우 수익이 발생하며 더불어 아직 정식 데뷔를 하지 않은 2NE1의 경우 '롤리팝폰' 광고에 참여하고 노래도 부르면서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유명 작곡가는 "이런 노래는 기획 단계부터 상업성을 염두에 두고 음악을 만든다"며 "청자들 역시 30초 광고 안에 흐르는 노래에 자극받아 음악을 쉽게 접하고 버리는 소비행태가 만연될 것 같다.

광고가 끝나면 음악의 생명도 동시에 끝나 오랜 시간 사랑받는 명곡이 나오기 힘들 것 같다"고 걱정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