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환 前 노동장관

우리나라선 좌파아닌 '잡파', 반대위한 투쟁에만 골몰

"노동운동이 제대로 가려면 지식인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일부 지식인들은 노동운동의 엔터테이너 역할을 하고 있다. 지식인이 비겁하지 않았다면 노동운동이 좀 더 빨리 정리됐을 것이다. "(김대환 전 노동부장관)

오종쇄 현대重 노조위원장

현장이론 바깥서 공급,강경파 방해로 정책 뒷전

"(노동운동가들은) 술자리에서 하는 얘기와 회의석상에서 하는 말이 다르다. 정책을 논의하려고 해도 강경세력들의 방해로 토론이 안된다. 어떻게 보면 학생운동,민주화운동이 노동운동을 망쳤다고 볼 수 있다. 노동운동가들에게는 선후배도 없다. "(오종쇄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지난 7일 오후 한반도선진화재단 주관으로 열린 '노사관계 흐름 점검 및 대안모색' 좌담회에서는 위기에 처한 민주노총의 운동노선과 이를 방조한 좌파 지식인을 질타하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이사장,김 전 장관,오 위원장,김영기 LG전자부사장,최영기 노동연구원 박사(전 노동연구원장),조준모 성균관대교수(경제학),이종훈 명지대교수(경제학),이병훈 중앙대교수(사회학),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 등 노사 대표와 노동 관련 학자가 참여했다.

김 전 장관(인하대 경제과 교수)은 "지식인은 정확하고 솔직하고 용기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엔 좌파는 없고 잡파만 있다는 소리를 듣는다"며 "지식인은 냉철한 자세를 갖고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운동에 대한 비판과 충고도 이어졌다. 김 전 장관은 "우리나라 노동운동은 반사적 즉흥적 충동적이어서 투쟁적이고 무조건 반대부터 한다"며 "이제 노동운동은 한국사회 전반의 변화와 흐름 속에서 자기 컨셉트를 어떻게 정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도 "한국의 노동운동은 절차적 민주주의가 미숙하고 노사는 순간 순간을 넘기기 위해 적당히 타협해 왔다"며 "대기업 노조가 하청업체 노조원의 임금격차를 해소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산별로 가려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제3노총 설립과 관련해선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 오 위원장은 "제3노총은 반대한다. 공감대가 형성되는 노조부터 먼저 얘기가 돼야 하는데 제3노총부터 논의되면 설립자체가 힘들어진다"고 지적했다. 최 박사는 "현재 부각되고 있는 제3노총 설립은 노동운동의 혁신을 위한 제3의 노선이라기보다 1999년 이래 반복되는 조직경쟁의 한 단면에 불과할 수 있다"며 "공공부문만의 제3노총은 철도와 전력이라는 양대 조직뿐 아니라 10만명 내외의 공무원 노조(전국공무원노조,전국민주공무원노조,법원공무원노조)와도 무관한 흐름으로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최 박사는 "그러나 기업 내 복수노노 허용이 구체화되면 26만5000명에 이르는 독립노조 중 일부와 기존조직의 분화 및 신생노조 등을 중심으로 제3,제4의 중앙조직(노총) 건설 움직임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