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아침 서울 문정동 제너시스 본사에서 출발한 창업캠프 버스가 10시께 경기도 이천 치킨대학에 도착했다. 30여명의 예비 창업자들은 창업강좌를 듣고 오후에는 실제 매장과 똑같이 설계된 치킨전문점 'BHC' 주방에서 조리실습을 했다.

이 회사의 창업 캠프는 기존 강의 위주의 사업설명회에서 탈피,현장실습을 통해 예비 창업자들이 확신을 갖고 창업할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기지개 켜는 창업시장 성공열쇠는] 1일 사장·창업캠프로 매장관리 맛보자
캠프에 참가했던 김민규씨(45)는 "지난해 회사를 그만둔 뒤 치킨점 등 여러 가지 업종에 관심을 뒀는데 직접 조리 실습을 해보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 한동안 창업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아직까지 소비경기가 살아나지 못한 상태지만 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그러나 투자 실패에 대한 두려움 탓에 창업을 망설이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다. 이런 창업자들의 불안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체험창업 기회를 주거나 가맹점에 자금을 지원해 주는 등 다양한 창업방식이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손님들이 팀별로 개별 룸에 들어가 오붓한 공간을 즐길 수 있게 만든 룸 타입 주점을 운영하는 '꾼노리'도 '1일 사장 체험' 이벤트를 진행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창업자들이 직접 매장을 경영해본 뒤 사업을 시작해 보라는 취지다. 꾼노리 홈페이지(www.ikkun.co.kr)에 신청하면 사장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성공한 점주를 만나 성공비결과 창업담을 들은 뒤 1일 체험에 들어간다. 행사비는 전액 본사 부담이며,연말까지 행사를 진행한다.

100일 동안 무료 교육을 받아본 뒤 창업을 결정하게 하는 가맹본사도 있다. '피부천사'(www.skinangels.co.kr)는 '피부관리실 창업자 과정'을 운영 중이다. 피부관리사 자격증 취득에 필요한 모든 교육을 무료로 제공한다. 교육은 피부미용학원인 스킨엔젤스뷰티랩에서 진행되며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무료 강좌를 들어본 뒤 창업하면 공동구매를 통해 창업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고,가맹비(400만원)도 면제된다.

본사가 종업원에게 투자해 가맹점을 열어주는 일본식 창업도 인기다. '빨간모자피자'(www.redcappizza.com)의 경우 가맹점의 40% 이상을 본사 직원 출신 점주가 운영한다.

이 회사는 5년 이상 근무성적 우수 직원의 창업을 지원하고,3년 이상 우수 직원은 가맹비를 면제해 준다. 5년 이상 근속한 우수 사원의 경우 최고 7000만원까지 창업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보쌈으로 유명한 '원할머니'도 5년 이상 근속 사원이 창업할 경우 가맹비를 면제해 주는 등 혜택을 주고 있다.
[기지개 켜는 창업시장 성공열쇠는] 1일 사장·창업캠프로 매장관리 맛보자
복지형 매장이라는 독특한 컨셉트의 창업 방식도 등장했다. 복지형 매장은 공공기관,기업,대학 등에서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점주에게 매장을 저렴하게 임대해 주는 대신 물건을 싸게 파도록 하는 형태다. 샌드위치 브랜드 '퀴즈노스'(www.quiznos.co.kr)는 지난달 서울대 제1공학관에 매장을 오픈했다. 서울대 측이 임대 수수료를 매출액의 10% 선으로 일반 매장(25~30%)보다 훨씬 저렴하게 빌려주는 대신 퀴즈노스는 시중가격보다 15% 싸게 메뉴를 판매한다.

퀴즈노스는 서울 등 대도시 주요 기관에 복지형 매장을 대폭 늘려갈 계획이다. 퀴즈노스는 매장 운영권을 따낸 뒤 일반 창업자들과 계약을 맺어 점포 운영을 맡기고 있다.

이 밖에 감자탕전문점 '이바돔'처럼 본사가 직영점을 먼저 개설해 운영한 뒤 매출이 검증된 점포를 가맹점주에 넘기는 '본부매장 인수형'도 있다. 또 창업자는 투자만 하고 운영은 본사가 맡는 공동투자 및 위탁경영 방식도 각광받고 있다. 자본력은 있지만 창업 경험이 없어 안전한 수익을 원하는 실버층이 이런 방식을 특히 선호하고 있다.

이경희 창업전략연구소 소장은 "신규 창업자는 장사 경험이 없는 경우가 많아 사업 시작에 앞서 다양한 업종의 프랜차이즈 본사를 비교해 보고 현장 체험을 해 본 뒤 개업 여부를 결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