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경기불황에 세계 스포츠 마케팅 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 올해 세계 스포츠 마케팅 시장이 전년보다 5~10%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보도했다.박지성이 뛰고 있는 최고 축구 구단인 영국의 맨체스터유나이티드는 올 10월 스폰서 계약이 만료되는 AIG와 재계약을 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지난 2006년 4년간 총 5650만파운드(약 1109억원)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맨유의 공식 후원사가 된 AIG는 금융위기 여파로 현재 파산 위기에 몰렸다.미 의회에선 “1만7000여개의 일자리를 앗아간 회사가 어떻게 영국 축구팀을 후원할 수 있느냐”며 재계약에 회의적인 반응이다.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9%가 ‘구제금융을 받은 회사가 스포츠팀을 후원하는 건 제한해야 한다’고 답했다.현재 사우디텔레콤과 말레이시아 에어아시아 등이 맨유의 새 후원사로 거론되고 있지만 후원금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영국 언론에선 최근 내년 6월 영국 프로축구단 첼시와의 스폰서 계약이 끝나는 삼성전자가 맨유를 후원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영국의 또다른 프로축구팀인 웨스트햄은 후원사인 XL레저가 파산하면서 4개월간 XL로고가 적힌 유니폼 일부를 가리고 경기를 뛰는 수모를 겪었다.웨스트햄은 영국 3대 여행사인 XL 파산으로 750만파운드(147억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받지 못했다.사이먼 채드윅 영국 코벤트리 대학 스포츠비즈니스 전략 교수는 “92개 영국 프로축구팀 중 15개 가량이 올 여름에 시작하는 다음 시즌의 후원사를 찾느라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네덜란드의 ING와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도 F1 자동차 경주팀 후원을 조만간 끝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전문가들은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짐에 따라 스포츠 마케팅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며 보다 광범위하고 전략적인 스포츠 파트너십 구축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