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증시 五官' 통해 시황 분석

관상학적 입장에서 국내 증시를 봤을 때 부자가 될 '꼴'을 갖추지 못했지만 밥은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라는 주장이 나왔다.

관상가들이 사람의 미래를 점칠 때 주로 보는 코, 눈, 입, 귀, 눈썹 등 오관(五官)을 최근 증시의 주요 측면에 비유해 시장을 분석해보면 미래는 다소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30일 `주식시장 꼴 보기'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아직 오관의 조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나 향후 펀더멘털의 개선 가능성에 대한 징후들이 나타나는 만큼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 리포트에 따르면 오관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인 코는 호흡기관으로 생명과 직결돼 있어 관상학에서 자신을 뜻하며 증시에서는 펀더멘털에 해당한다.

펀더멘털을 보면 글로벌 경기에 대한 전반적인 시각은 부정적이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국 경기선행지수가 지난 12월 이후 2개월 연속 반등하고 있으며, 기업이익 측면에서 다음달 1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기업이익에 대한 하향 조정폭이 둔화하고 있어 긍정적이다.

따라서 국내 증시의 코는 잘 생기지 않았지만 박복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삼성증권의 판단이다.

눈동자나 흰자위가 탁한 눈은 재물이 없듯이 증시도 시장의 추세적인 상승을 제한하는 불확실성을 싫어한다는 논리도 폈다.

그러나 지금은 이른바 '3월 위기설'이 사그라지고 미국 금융기관의 부실처리 문제도 구체화하면서 불확실성이 걷히는 추세로 분석됐다.

증시의 '눈'인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검은자위가 어느 정도 밝아졌지만, 흰자위는 아직 맑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출납관(出納官)인 '입'에 해당하는 유동성 측면에서는 국내 증시가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저금리와 양적 완화정책 덕분에 유동성이 풍부해진 상황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이 아직 완전히 누그러지지 않아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적극적으로 유입되지 않지만 고객예탁금과 주식형펀드의 잔고가 증가해 희망적이라는 것.
삼성증권은 "입은 잘 생겼지만 코의 기운을 입으로 연결해주는 인중이 좁아 이를 다 받아들이지 못하는 격"이라고 평했다.

오관 중 '귀'에 해당하는 투자심리를 살펴보면 최근 악재에 둔감하고 호재에는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반영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가 지난해 11월 20일 80.8까지 올랐다가 지난 주말 41.0로 크게 떨어졌다는 점에서 귀가 펴지는 중이라는 것이다.

인덕을 상징하는 눈썹에 해당하는 부분은 증시 수급이라며 올해 들어 지수의 등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수급 주체로 외국인을 꼽았다.

추세적인 방향을 단언하기 어렵지만 최근 외국인이 9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보인 만큼 눈썹은 그럭저럭 괜찮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소장호 연구원은 "종합적으로 현재 증시의 '꼴'을 판단하면 부자가 될 격은 아니지만 밥은 먹고 살 수 있는 정도다.

이는 오관의 조화가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인데, 그중 가장 중요한 코(펀더멘털)가 시장의 추세적 상승을 지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