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장 주재로 국정현안.과제 장단기전략 논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참모들이 매주 토요일 람 이매뉴얼 비서실장 주재로 전략회의를 갖고 새 행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국정과제 및 현안에 대한 장단기 전략을 집중 논의중이다.

백악관 루스벨트 룸에서 비공개로 진행되는 회의에는 보통 데이비드 액설로드 백악관 선임고문, 론 클레인 부통령실 비서실장, 제임스 존스 국가안보보좌관, 멜로디 반즈 국내정책위원장,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과 엘렌 모란 커뮤니케이션 국장 등 홍보전문가, 앨리사 마스트로모나코 대통령 일정담당 책임자 등 핵심 참모들이 참석한다.

통상 토요일 오전이나 점심 직후에 열리는 회의에는 긴장감을 불어넣으려는듯 흔한 커피나 음료 및 도넛도 준비돼 있지않고, 사무적인 분위기 속에서 2시간 정도 계속된다.

회의는 오바마 행정부가 야심적으로 추진 중인 국정과제의 진척상황을 점검하고, 오바마 대통령의 향후 일정 및 어젠다에 관한 구체적인 기획도 이뤄져 주요 핵심 현안에 대한 결정 및 마스터 플랜은 대부분 이 회의에서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이매뉴얼 비서실장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 주는 대통령이 향후 1-2주 일정과 강조해야 할 연설 대목, 장소, 대상 등을 검토하는 등 단기적인 사항을 점검하고 그 다음 주에는 장기적인 국정과제 및 현안에 대한 정책적 대안들을 검토하고, 장기적인 추진방안 등을 논의하는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매뉴얼 실장은 하루 하루 현안 처리에 다급하기보다는 좀 더 장기적인 시각에서 조망하려고 노력중이라면서 "회의에 참석하는 참모들이 책임의식을 느끼고 자발적으로 참여토록 유도중"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경제위기의 심각성만 강조해오다 최근 프라임 타임 기자회견과 타운홀 미팅 등에서 경제난국을 극복해 낼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선 배경에는 토요회의에서 대통령의 메시지 강조 포인트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건의한게 작용했다.

또 지난 2월21일 회의에서는 그 다음주에 진행될 재정위기에 관한 대통령 포럼, 상하원 합동연설, 이라크 철군일정 발표 등의 주요 일정과 구체적 추진계획이 결정됐다.

오바마 핵심 참모들은 "취임 첫 해, 대선승리의 기운이 남아 대통령이 최대의 정책수단을 확보하고 있을 때가 행정부의 주요 과제들을 추진할 적기"라는 대통령의 판단에 따라 취임 100일을 가장 성공적이고, 성과가 있는 시기로 만들기 위해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핵심 참모들이 토요회의를 통해 마련한 장단기 전략을 토대로 오바마 대통령은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처럼 미국이 나아갈 진로의 궤도 수정을 시도중이다.

오바마는 다만 레이건과 같은 `변혁가적 접근'을 하면서도 그 내용은 레이건이 이뤄놓은 성과 중 상당 부분을 되돌리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동시에 9.11 테러 직후 조지 부시 대통령이 위기상황을 십분 활용해 전쟁권한을 확대한 것처럼 경기침체와 금융위기의 와중에서 대통령 권한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오바마는 두 전직 대통령의 전략을 차용해 보다 강력한 대통령으로서의 행보를 계속해 나갈 전망이라고 US 뉴스는 전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