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현재 역점 추진 중인 한강변 초고층 통합 재건축 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 프로젝트의 첫 사례로 꼽히는 용산구 동부이촌동 렉스아파트 주민들이 서울시가 제안한 25% 기부채납 및 초고층 건축에 따른 분담금 상승 등을 수용키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압구정,여의도,성수,이촌,합정 등 다른 한강변 재건축 단지에서도 이 같은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렉스아파트 주택재건축조합(조합장 이상우)은 지난 21일 정기 총회를 열고 아파트 부지의 25%를 기부채납하는 대신 최고 56층 규모의 초고층으로 짓는 '서울시 건축심의 변경 동의안'을 상정,조합원(총 460명)의 과반수가 넘는 280여명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이 조합장은 "당초 안건을 올리기 전만 해도 아파트 부지의 25%를 공공용지로 내놔야 하는 데다 초고층 건축에 따른 분담금이 상당히 높아지지 않겠느냐는 주민들의 우려가 많아 통과 여부를 자신할 수 없었다"면서 "하지만 결국 이곳을 동부이촌동의 랜드마크 아파트 단지로 만들어 미래 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전체 조합원들의 의지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말했다.

실제 이곳은 임대주택을 제외하고 가구수가 늘지 않는 1대 1 재건축으로 일반 분양분이 전혀 없다. 이 때문에 조합원들이 모든 건축비를 부담해야 한다. 특히 총회 전부터 이번 서울시의 건축심의 변경에 따라 짓게 될 초고층 아파트에 대한 분담금이 가구당 7억원(165㎡형)에 달할 것이란 소문까지 나돌았다. 이는 당초 2006년 창립총회 당시 산출된 분담금(3억2000만원) 규모의 무려 2배가 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정확한 규모는 사업시행인가 이후에야 산정될 수 있지만 렉스아파트의 경우 당초 분담금에 비해 약 1억원 높아진 4억~5억원 정도면 충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합 측은 이번 총회 의결에 따라 서빙고아파트지구 개발기본계획 변경(4월),교통영향평가(6월),사업시행인가(9월) 등을 거쳐 오는 12월께 이주 및 착공에 들어가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한편 렉스아파트 재건축은 용산구 이촌동 300-3 외 2필지(2만3177㎡)에 최고 56층 높이의 아파트 508가구(임대 48가구 포함)를 짓는 사업으로 작년 11월 서울시 건축위원회에서 25% 기부채납을 받는 대신 56층 초고층 개발이 가능하도록 설계안이 변경됐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