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의 차기 사장으로 내정된 김중겸 현대엔지니어링 사장(59)은 지난 30여년간 이 회사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현대건설 맨'이다.

1976년 9월 현대건설 건축사업본부에 입사해 사우디아라비아,말레이시아 등 해외현장을 거쳐 국내로 복귀해 주요 현장을 두루 섭렵했다.

국내 대표 아파트 브랜드로 자리잡은 '힐스테이트'도 김 사장 내정자가 2006년 현대건설 주택영업본부장 시절 탄생시켰다.

국내 · 외 건설현장을 누비며 특유의 감각과 업무 수완으로 수많은 공사를 따내 '협상 전문가''탱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1988년에는 당시 남극의 킹 조지섬에 들어설 세종과학기지의 공사장비를 국내에서 배로 운송해 넉 달 만에 완공시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경영능력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7년 1월 현대건설의 최대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한 이후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2006년 2400억원에 불과하던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난해 사업실적은 매출 7517억원,수주 2조317억원이었다. 올해는 '매출 1조클럽'에 가입한다는 목표를 세워놓은 상태다.

CEO 부임 직후 엔지니어링 관련 논문을 섭렵하고 늘 신문과 책을 끼고 다녀 현대엔지니어링 임직원들에게는 '공부하는 CEO'로 통한다. 지난해 한국경제신문의 다산경영인상(전문경영인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30년 이상 건설분야의 한우물을 파면서 쌓아온 특유의 추진력과 함께 아이디어가 많은 인재"라며 "현대건설을 이끌 새 선장으로 벌써부터 직원들의 기대가 크다"고 귀띔했다.

김 사장 내정자는 이달 중 개최될 현대건설 이사회를 거쳐 다음 달 중순 열릴 주주총회에서 현대건설의 새 사령탑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