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콜롬비아 국영 석유회사와 함께 페루 최대의 유전개발 회사인 페트로테크 지분 50%를 확보했다. 석유공사가 해외의 유전개발 기업을 인수한 것부터가 처음이기도 하지만 4억5000만달러의 인수자금을 전액 해외 금융시장에서 채권발행으로 조달(調達)키로 한 것도 관심을 가져볼 만한 대목이다.

이번 인수와 관련해 몇가지 생각해볼 점이 있다. 무엇보다 지금이야말로 해외에너지 개발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시점이라는 사실이다. 이번 인수건만 해도 지난해 8월 협상 초기에는 인수금액이 18억달러에 달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반년 만에 인수가는 절반으로 떨어졌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에너지 소비감축이 가격하락으로 이어지고 있고,이는 안정적인 해외자원 확보가 시급한 우리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물론 지금 국내경제도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지만 세계경제의 회복추이와 국제금융시장에 풀리는 자금의 유동에 따라 국제 에너지가격은 얼마든지 급반등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민간 에너지 기업들도 좀더 활발하게 해외자원 개발에 나서도록 독려하고 정부지원도 아끼지말아야 한다. 석유공사만 해도 해외에서 인수자금 조달이 가능한 것이 공사의 노력도 적지 않았겠지만 정부가 뒤에 있는 공기업이었기에 수월했을 수 있다. 국책금융기관들이 적극 나서 기업을 도울 필요가 있다.

이런 과정에서 지난해 국제유가가 급등했을 때 발족한 해외자원개발협회가 민관의 실질적인 가교 역할을 하게끔 하고,필요하다면 해외자원개발사업법에 지원방안을 담도록 업계의 요구를 다시 수렴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에너지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자원과 식량자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입자원을 미리미리 확보해 나가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에너지값이 하향안정세를 보이는 이때야말로 해외자원개발에 호기임이 분명하다. 값이 쌀 때 비축분을 확충(擴充)하고 유전이나 에너지개발 기술과 인력도 더 확보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올해 목표 7.4%인 자주개발률을 더 높여나가되 궁극적으로 산업현장의 에너지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개인들도 더 절약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