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30일자로 고시한 2009년도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2005년 공시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국내 경기 침체로 집값이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의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권 3개구와 과천시 등 고가주택이 많은 곳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커 경기침체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에 따라 비싼 집 일수록 보유세 하락폭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강남3구,전국 최대 하락

올해 표준주택 공시가격의 가장 큰 특징은 서울 강남과 경기 과천 등이 급락했다는 점이다. 강남구는 작년에 비해 4.54% 떨어져 249개 시 · 군 · 구 가운데 최대 하락률을 보였다. 송파구(-4.51%)와 서초구(-4.50%),경기 과천시(-4.13%) 용인 수지구(-3.61%),양천구(-3.19%)가 뒤를 이었다. 고가주택들이 몰려 있는 '버블세븐' 지역을 중심으로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16개 시 · 도별로는 서울(-2.50%)과 경기(-2.24%) 충남(-2.15%)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인천(-0.79%) 경남(-0.8%) 울산(-0.83%) 등은 내림폭이 작았다. 전북 군산시의 표준 단독주택 가격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1.26% 올랐다. 새만금사업과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호재가 많아서다.

◆고가주택일수록 많이 떨어져



9억원 초과 주택은 3.41%,6억원 초과는 3.39% 하락했다. 2억원 이하 주택의 하락폭은 1%대로 작았다. 작년에 비해 고가주택도 줄었다. 공시가 6억원 초과는 1404가구.이 중 9억원을 넘는 주택은 442가구(0.22%)에 불과했다. 작년에는 6억원 초과가 1542가구,9억원 초과는 490가구(0.24%)였다.

표준 단독주택 중 최고가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연와조주택(벽돌집)이었다.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인 이 주택(대지면적 1223㎡)은 작년과 변함없이 35억9000만원이었지만 지난해 최고가였던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단독주택 가격이 떨어지는 틈을 타고 1위가 됐다. 하지만 이는 표준주택 20만가구 중 최고가일 뿐이며 420만가구의 개별 단독주택 가격이 공시되면 순위가 달라질 전망이다. 작년에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있는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의 자택이 95억9000만원으로 최고가였다.

◆보유세 크게 내릴 듯

올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체계가 바뀌면서 주택 보유세 부담도 예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해마다 과세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이 다르기도 하지만 올해부터는 재산세와 종부세의 과표 적용률 대신 공정시장가액 제도가 도입돼 공정시장가액 비율이 얼마냐에 따라 세액이 달라진다. 재산세는 공정시장가에 금액별 세율을 곱한 뒤 세 부담 상한선을 적용해 산출한다. 단독주택 재산세의 경우 공정시장가액비율이 공시가의 40~80% 선에서 정해진다. 종부세 과표는 인별 공시가격에서 과세기준금액(6억원)을 뺀 뒤 60~100% 사이에서 탄력적으로 적용한다.


이를 토대로 공시가격이 지난해 8억1800만원에서 올해 7억8100만원으로 떨어진 서울 강남구 역삼동(대지 239㎡) 단독주택의 경우 공정시장가율이 40%일 경우 보유세가 443만5650원에서 121만1220원으로 72%(322만4430원) 줄게 된다. 올해는 종부세 대상(1가구1주택 단독명의 기준 9억원)에서도 빠진다. 공정시장가율이 60%일 경우 세 부담액은 219만6180원으로 50.5% 감소한다.

이건호/조성근/박종서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