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적한 노사 현안 해결에 '적잖은 어려움' 예상

불법 정치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의 윤해모 지부장이 11일 실형을 선고받자 현대차 노사 모두가 당혹감을 나타냈다.

또 노조지부장 공석 상태가 장기간 지속됨에 따라 앞으로 현대차 노사 간의 산적한 현안 해결이 적잖은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윤 지부장은 이날 울산지법에서 열린 1심 재판에서 불법 정치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현대차 노사는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이 같은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윤 지부장에 대해서도 당연히 집유 판결을 예상했지만 실형이 떨어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지부가 비록 금속노조의 지침을 받아 파업에 들어갔지만 금속노조의 핵심사업장으로 사실상의 모든 파업을 주도, 회사의 피해(6회 파업에 총 2천700여억원)가 적지 않았던 것이 이번 실형 선고에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지부장은 또 지난해 전 노조집행부 수석부지부장 시절 벌인 불법 정치파업 혐의로 지난 6월5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지 1주일도 안된 집유 기간 중 이번 불법 파업을 다시 주도, 법원의 집유 판결 취지를 무시했다는 점 등도 실형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대차지부의 장규호 공보부장은 이번 판결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노사가 해결해야 할 숙제가 적지 않아 노조의 최고 결정권자가 하루빨리 출옥해야 한다"라며 조합원을 대상으로 석방 탄원서를 받고 항소 제기, 보석 재신청 등의 절차도 밟기로 했다.

현대차는 내년 1월 전주공장에서 시범실시될 주간 2교대제 시행에 대해 세부방안을 논의하는 근무형태변경추진위원회 회의, 내년 사업계획 확정에 따른 경영설명회, 내년 공장별 생산물량 협의, 내년 노조 사업계획 마련 등 산적한 노사 현안을 안고 있다.

회사측은 이날 판결로 윤 지부장이 상당기간 자리를 비우게 되자 이 같은 현안을 주도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노조측의 수장이 없어졌다면서 당혹감과 함께 앞으로 예정된 노사 협상을 원만하게 진척시킬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

노조측은 일단 내년 9월말까지 임기인 윤 지부장 대신 현재의 김태곤 수석부지부장으로 지부장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할 예정이다.

하지만 노조도 세계적인 경기침체 상황에서 경영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노조의 최고 의사 결정권자의 장기 공석이 현실화하자 업무 공백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