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작업동선 짧고 아파트 평면에 따라 길이조절 가능
산학협동으로 개발...주방에 브랜드 도입해 상표등록까지


현대건설은 서울 불광동 옛 시외버스터미널 자리에 지어놓은 모델하우스1층에 미래형 주방을 실물로 전시해놓고 있다. 바로 현대건설과 국민대 실내디자인학과 최경란 교수가 산학협동으로 개발한 주방평면인 유랜드(U-ISLAND)다.

유랜드는 말 그대로 ‘U자형’주방이다. 대부분의 주방형태인 ‘ㅡ자형’이나 ‘L자형’을 벗어나 ‘U자형’으로 디자인된 게 혁신적이다. U자형으로 디자인한 이유가 있다.
우선 주방에서 조리할 때 작업동선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글자 모양에서 보듯이 U자형 주방은 면과 면이 맞닿은 대면형태여서 걸음을 적게 옮기고 몸만 돌려도 작업을 이어서 할 수 있다.

안전성도 고려됐다. 유랜드는 모서리를 부드러운 곡선으로 처리돼 활동량이 많은 어린이나 주방에서 작업하는 주부들의 다칠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곡선처리는 외관상 미래적인 느낌을 주기도 한다.

유랜드는 설계되는 아파트의 주방면적에 따라 작업공간(조리대) 크기를 조절할 수 있게 디자인됐다. 곡면(라운드)부분의 크기는 이미 정해놓았기 때문에 직선 부분만 주방 면적에 따라 더 늘려가는 방식으로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 아래 오렌지색 원 안의 화살표를 클릭하면 유랜드를 소개하는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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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랜드는 조리대 뿐 만 아니라 식탁까지 포함된 디자인이다. 주방과 일체화된 식탁은 아이들과의 눈맞춤 가정학습이 가능하고 사람들을 초대했을 때 음식준비를 하면서도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전용면적 82.5㎡ 크기의 아파트에 어울리는 유랜드 디자인을 개발해 서울 도곡동 힐스테이트 주택문화관 모델하우스 유닛에 실제로 적용해놓고 있다. 또 유랜드에 대해 상표등록까지 마치고 다양한 평면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유랜드는 U자형 조리대에 식탁을 연결한 디자인까지이고 현대건설은 여기에다 주부들의 주방작업을 편리하게 도울 수 있는 부가기능을 추가했다. 약 7가지 기능이 덧붙여졌다.

먼저 스위치를 누르면 위아래로 움직이는 상부장이다. 상부장 아래쪽에 두 개의 스위치가 있다. 하나는 전원스위치이고 다른 하나는 위아래를 조절하는 스위치다.

전원스위치를 누른 다음 아랫방향으로 스위치를 누르면 상부장이 내려온다. 주부들의 키높이를 고려한 장치이다. 키가 작은 주부도 사다리나 별도의 받침대 없이 상부장 위 칸에 있는 그릇 등을 꺼낼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조리를 끝내고 위로 향하는 스위치를 눌러 상부장을 올려 놓으면 문으로 가려져 있어 깔끔해 보인다. 전기료를 걱정할 만큼 전력량이 많은 것으로 아니라고 한다.

U자형 조리대의 하부장에도 편의성을 높였다. 서랍은 자동형이다. 당기는 서랍이 아니라 살짝 누르기만 하면 열리는 서랍이다. 서랍 안에 무거운 그릇이 놓여 있어도 쉽게 열린다. 고급 주방가구에 적용되던 서랍이다.

서랍 상단에는 LED조명을 달았다. 서랍 구석까지 환하게 볼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낮에는 효과가 덜하지만 밤에는 효과만점이라고 한다.

조리대 상판 한쪽에는 풀업(pull-up) 콘센트를 설치했다. 위쪽을 누르면 올라오는 콘센트다. 콘센트 숫자는 조절할 수 있다. 주방을 차지하는 가전제품수가 늘어나면서 벽에 설치한 콘센트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풀업콘센트가 필요해졌다.

토스터, 믹서 등 전원을 항상 필요로 하지 않는 가전제품을 이용하기에 편리한 것이 풀업콘센트다. 가전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풀업콘센트를 눌러두면 깔끔해 보인다.

음식물을 씻는 세척대 가까운 곳에는 음식물 쓰레기 건조기를 설치했다. 설거지를 하면서 생긴 음식물 쓰레기를 한발 짝도 움직이지 않고 곧바로 버릴 수 있는 위치에 마련됐다. 건조기를 통해 음식물 쓰레기를 말린 후 내다 버리도록 설계됐다.

주방 한켠에는 주부만의 공간을 마련했다. 일명 엄마의 자리(맘스 스페이스 mom's space)다. 노트북이나 PC 놓인 책상에 의자를 배치한 넓지 않은 공간이다.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는 주부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런 공간을 구성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신선하다는 느낌이다.

유랜드 조리대에다 이런 기능을 모두 추가하면 제법 큰 비용을 예상해야 한다. 다만 현대건설은 분양할 아파트의 평면구성이나 마감수준 조건이 맞는다면 유랜드를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경닷컴 김호영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