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증권 매각 비리에 연루돼 일주일간 잠적한뒤 검찰에 나가 조사를 받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66) 씨는 검찰의 귀가 조치로 2일 오전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모처럼 휴식을 취했다.

지난달 24일 오후 집을 나간지 무려 9일만의 귀가인 셈.
건평 씨는 1일 오전 검찰에 출석해 12시간동안 조사받은 뒤 이날 오후 11시께 대검청사를 나서 곧바로 집이 있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로 출발해 2일 오전 3시께 도착, 집과 인근의 목욕탕 등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건평 씨는 이날 오전 집으로 찾아간 연합뉴스 등 취재진과 만나 "검찰이 (내가) 혐의 있다고 보고 불렀겠지만 (나는 영장 청구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고 당당하게 내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또 김해 오락실 지분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한 뒤 "검찰이 (정화삼 씨의) 오락실 개업식 때 갔냐고 물었는데 오래된 이야기라 기억이 안난다고 답했지만 (오락실이 내 것이라면) 일년에 열두번도 더 가지 않았겠냐"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일부 언론에서 정화삼 씨 동생인 광용 씨가 정원토건(건평 씨가 운영한 건설업체) 관계자를 통해 금품을 제공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잘못 알고 하는 이야기"라며 "국세청에서 모두 확인했고 법 조치를 받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노 전 대통령과는 아직 통화하지 않았다고 말한 건평씨는 "모든 것이 진실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한뒤 "언론이 없는 곳에서 살고 싶다.

내가 무혐의로 확정되면 명예회복시켜 주겠느냐"며 그동안의 언론 보도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앞서 건평 씨는 대검청사에서 조사를 받은 뒤 함께 상경했던 지인의 차량으로 곧바로 봉하마을로 돌아왔으며 그의 귀가소식을 듣고 집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일부 언론이 소감을 물었으나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집안으로 들어가 잠자리에 든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3시간 안팎의 수면만 취한채 평상시에 비해 조금 늦은 이날 오전 7시께 일어나 아침식사를 했으며 그의 안부를 걱정하는 일부 지인들의 인사를 받기도 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사저 앞에서 있은 방문객과의 만남에서 "핼쑥해졌다"는 지적에 "네"라고 짧게 말한 뒤 "손님 적게 오시면 사진을 찍었는데 오늘은 좀 그렇다"며 형 문제로 인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멀리서 오셨는데 이야기를 좀 했으면 좋겠지만 인사드린 것으로 양해해달라"면서 10여분만에 사저로 돌아갔다.

(김해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b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