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지구 입주 이후 중대형 프리미엄 급락 … 불광동 인근 주민 '갈아타기' 관심 높아

"은평뉴타운 중대형 아파트는 오는 8일부터 전매제한이 풀려 매매가 가능해집니다. 지난 6월 1지구 입주 이후 프리미엄이 많이 떨어져 갈아타기를 원하는 인근 주민들의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습니다. 내년 하반기쯤이면 제값을 인정받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

지난달 28일 서울 은평구 대조동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모델하우스'에서 열린 '제8회 전국순회 한경 부동산포럼-은평·서대문 지역'에서 20명의 한경 베스트 공인중개사들은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 등 대외변수는 나빠졌지만 은평뉴타운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우호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포럼 내용은 한경닷컴,주간 한경비즈니스,월간 머니 등에도 소개되며 한국경제TV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포럼은 연중 개최하고 있으며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선도하는 핵심 권역이나 특정 이슈를 선정해 집중 진단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은평뉴타운 저평가됐다

은평뉴타운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다소 싸늘한 것은 전적으로 교통 여건과 기반시설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행락객 차량이 몰리는 주말엔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에서 연신내역까지 승용차로 40분 걸린다''학교 병원 백화점 등 기반시설이 부족하고 공사가 계속돼 안전사고 위험이 상존한다'는 식의 여론이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서울 다른 지역도 교통체증이 심하긴 마찬가지'라는 옹호에 '지하철 3호선 박석고개역을 추가하는 방안의 타당성 검토가 시작됐다'는 새소식도 이날 포럼에서 전해졌다.

프리미엄이 떨어지긴 했지만 소형은 낙폭이 크지 않다. 민영덕 행운공인(은평구 진관동 은평뉴타운 상림마을) 대표는 "지난 6월 입주 때 상림마을 135~215㎡형의 프리미엄이 2억~3억원씩 붙었는데 7월 이후 거래가 뚝 끊기면서 프리미엄이 급락했다"며 "최근엔 3층이긴 하지만 175㎡형을 분양가만 받아달라는 매물도 나왔다"고 전했다. 반면 분양가 3억5000만원의 112㎡형은 최근 4억7500만원에 팔렸다고 전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뉴타운을 유망 리스트에서 지우지 않았기 때문에 전매제한해제 조치로 빠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은평뉴타운은 민간택지여서 중대형 5년,중소형 7년이던 전매제한 기간이 각각 3년과 5년으로 줄어든다. 국토해양부는 아파트 입주(소유권 이전 등기 )가 시작되면 무조건 3년이 지난 것으로 간주키로 했다. 따라서 이미 입주한 은평뉴타운의 중대형 아파트는 바로 팔 수 있다.

최학주 모든공인(은평구 불광동) 대표는 "불광동 일대 노후 아파트나 노원구에 사는 주민들까지 갈아타기용으로 은평뉴타운 매입을 상담해 오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대출 없는 주택보유자들의 은평뉴타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 과잉은 경기에 달렸다

마포,상암에서 시작해 은평,고양,삼송,파주로 이어지는 서울 서북부 지역의 공급 과잉 우려도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시장에선 '가재울뉴타운 3,4구역의 경우 7300가구가 공급되는데 이 중 일반분양이 2500가구'라며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약세를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베스트 공인중개사들은 은평·서대문의 뉴타운·재개발 구역에선 가구수가 크게 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윤승주 삼성참공인(서대문구 남가좌동) 대표는 "가재울3,4구역은 지금도 8000가구가 살고 있다"며 "일반분양분이 많다고 해서 주택 공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배철호 명가공인(은평구 불광동) 대표도 "불광3구역의 경우 소형 아파트를 짓지 않고 80㎡,165㎡로만 짓기로 해 공급 주택수가 계획보다 줄었다"고 전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이에 대해 "구매력을 갖춘 사람이 어느 정도 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급과잉 우려는 다른 서울 지역도 마찬가지"라며 "나중에 경기가 얼마나 뒷받침되느냐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밝힌 보금자리 주택 공급을 위해 그린벨트를 해제할 경우 은평·서대문 지역의 주택 공급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은평구 갈현동 정용두 행운공인 대표)는 의견이 눈길을 끌었다.

◆재개발 지분 거품 더 빠져야

거품 논란을 일으켰던 뉴타운·재개발 지분값은 은평·서대문 지역에서도 올 중반 이후 가파르게 떨어지며 투자자들의 관심도 한풀 꺾였다. 윤승주 중개사는 "가재울뉴타운에서 1억3500만원하던 지분 프리미엄이 3개월 사이에 6000만원대로 떨어지는 등 프리미엄 하락폭이 60%에 달한다"고 털어놓았다.

박정민 미소공인(은평구 응암동) 대표는 "응암동 재개발 구역에선 동호수 추첨 뒤 프리미엄이 제로(0)로 떨어진 경우도 나왔다"고 말했다. 이희환 뉴현대공인(은평구 응암동) 대표도 "내년 상반기까지 실물경기가 나빠지면 프리미엄이 일시적으로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며 추가 하락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향후 몇 년 뒤엔 반등하겠지만 2~3년 정도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보수적으로 전망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