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선진국 임금인상률 -0.5%

국제노동기구(ILO)는 근로자들의 임금 감소를 방치할 경우 경기침체의 골이 더 깊어질 것이라며 각국 정부가 임금 유지를 위해 감세 등 적극적인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LO는 26일 발표한 '세계 임금보고서'를 통해 금융위기 여파로 내년에 15억명에 달하는 근로자들이 임금 삭감으로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제언했다. ILO는 선진국의 실질임금은 올해 평균 0.8% 늘 것이나 내년에는 0.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선진국의 임금 인상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것은 통계 비교가 가능한 2001년 이후 처음이다. 개도국을 포함한 세계 전체의 내년 임금 인상률은 올해보다 0.6%포인트 떨어진 1.1%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ILO는 근로자들의 임금이 급격히 줄어들면 소비가 더 위축돼 세계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악순환이 어어질 것이라며 각국은 최저임금을 올리거나 고용을 확대하는 기업에 대한 감세 조치 등의 지원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임금 삭감을 통한 비용 절감보다는 저소득층의 최저임금 상향 조정 같은 조치를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올 임금 상승률은 지역별로 큰 격차를 보였다. 선진국 대부분과 라틴아메리카의 인상률은 1% 선이었으나 중국 러시아 등 신흥국에서는 10%를 넘었다. 또 많은 국가에서 상위 소득자와 하위 소득자 간 임금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녀 간 임금 격차도 여전해 여성 평균 임금은 남성의 70~90% 수준에 그쳤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