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과 청계산을 끼고 있는 경기도 과천은 전국에서도 살기좋은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천혜의 입지를 갖췄으면서도 서울과 바로 붙어 있어 도시생활과 전원생활이 동시에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곳에 지난 8월 과천 최대 규모인 '과천 래미안 슈르'아파트가 새로 준공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건설)이 기존 '과천 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슈르는 단지 내 주택 수가 3143가구에 이를 정도로 매머드급이다. 주택 유형도 85~165㎡형까지 다양하다.

래미안 슈르는 무엇보다 인근 관악산과 청계산을 단지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한국경제신문이 하반기 주거문화대상 '조경대상'으로 선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삼성건설은 거대한 인공 구조물인 아파트가 주는 위압감과 삭막함을 극복하고 입주자들이 단지 안에서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단지 조경'에서 찾아냈다.

이 조경시설은 '래미안 슈르'단지에 대한 첫 이미지를 결정지을 수 있을 정도로 강렬한 느낌을 준다. 폭 30~45m에 길이 288m 규모로 만들어진 중앙 문화광장 '컬처 파크'가 대표적이다.

컬처파크는 아파트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청계산과 관악산을 아파트와 이어주는 통경축(通經軸) 역할을 한다. 통경축이란 단지 전체의 조망권 등 외부와 소통할 수 있도록 해주는 중심축 기능을 말한다. 앞으로 재건축될 과천 주공2단지와도 연계되도록 계획됐다.

길이 536m의 자연체험 공간인 그린파크(밸리)도 눈길을 끈다. 단지 서쪽의 도서관에서 동쪽의 학교를 이어준다. 유연한 형태의 곡선길을 따라 돌(암석원) 물(생태연못) 소나무(스카이 워커) 꽃(숲속 놀이터) 단풍(단풍 나무원) 등을 테마로 정갈하게 꾸며진 쌈지공원 형태로 조성됐다. 입주민들이 자연과 호흡하면서 살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공간이다.

또한 폭 2m에 2.2㎞ 길이의 감나무 산책로,자작나무 숲,전나무 길,참나무 숲 등 단지 내 산책로가 조성돼 주민들의 휴식ㆍ운동공간으로 활용된다.

지난 8월 입주를 시작한 '래미안 슈르'는 단지 입구에서 지하철 4호선 과천정부청사역까지 걸어서 10분 거리다. 지하철을 이용하면 서울역이나 시청까지 4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버스나 승용차를 이용해 서울 사당동까지는 10~15분이면 닿는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