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용적률을 높이고 소형주택 의무비율을 완화하는 내용의 '11.3 부동산 대책' 효과가 반짝한 후 사라졌다. 대책 발표 후 수천만원씩 호가가 오르던 서울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의 매매값이 대책 발표 이전 가격으로 떨어졌고 거래도 뚝 끊겼다.

20일 서울 강남권 중개업소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112㎡ 아파트의 경우 대책 발표 후 호가가 9억5000만원으로 5000만원 이상 상승했지만 현재 8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대책 발표 직전인 10월 말 시세(8억8000만~8억9000만원)에 비해 3000만~4000만원가량 낮은 것이다. 대책 발표 후 11억원을 호가했던 119㎡는 현재 10억3000만원으로 10월 말 시세(10억5000만원)보다 2000만원 더 빠졌는데도 매물은 늘었다.

인근 중개업소 사장은 "재건축 대책 발표 후 호가가 뛰자 고점에 팔려고 매도를 미뤘던 집주인들이 거래가 안되자 호가를 더 낮춰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구 고덕 시영 43㎡도 11.3 대책 이전 3억2000만원에서 최대 3억5000만원으로 올랐다가 최근 다시 3억2000만원으로 내려왔다.

재건축 규제 완화의 최대 수혜 아파트로 손꼽혀온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 112㎡도 대책이 나온 뒤 호가가 10억3000만원을 넘었으나 지금은 9억2000만원에도 매수자가 없는 상태다.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도 마찬가지다. 43㎡의 경우 6억7000만원까지 올랐지만 현재 10월 말 시세와 엇비슷한 6억1000만원으로 내렸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