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된 파업을 12시간 앞둔 19일 오후 4시부터 용답동 서울교육문화센터에서 마지막 교섭에 들어간 서울메트로(지하철 1~4호선) 노사는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면서 어려운 협상을 이어갔다.

팽팽한 김장감 속에서 진행된 막판 협상은 개시 후 40여 분만에 정회가 선포돼 오후 8시30분께 속개됐지만 또 40여분만인 오후 9시10분께 다시 정회하는 등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김영후 노조 위원장은 2차 정회 후 기자회견을 자처하는 등 자신들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했다.

김 위원장은 "될 수 있으면 원만하게 타결하겠다는 생각이지만 합의점에 도달하기에는 조금 더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며 난항하는 협상 분위기를 전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구조조정 문제 등과 관련해 사측이 제시했던 안을 전면 거부했던 이전의 강경했던 입장에서 다소 누그러진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사측이 추진하는 업무의 민간위탁 확대 건과 관련해 "일방적으로 민간위탁을 추진하지 말고 그 대신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자는 대안을 제시했다"고 말해 서로 주고받는 막후 협상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노조 측은 단체협약에 대해서도 이견을 조율할 의사가 있음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단협내용 중 현실성이 없는 것은 뜯어고치고 중요한 내용은 지켜내겠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며 "노조 활동 보장 등에 관한 중요 사항을 양보할 순 없지만 몇 가지 조항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양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파업에 부정적인 여론이 이는 것에도 적잖은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최근 악화한 경제 상황으로 공기업의 파업에 대해 시민 여론이 부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지적과 관련, "지난 20년간 시민 여론을 신경 써 왔다.

문제는 항상 있었다"며 "파업을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강하게 항변했다.

사측의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한 뒤 "논의가 접점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며 극적인 타결을 기대했다.

사측은 2010년까지 총인원의 20.3%(2천88명)를 감축하고 외주화와 민간위탁을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창의혁신(구조조정)을 노조가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노조는 이 같은 구조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지금까지의 입장이었다.

이에 따라 이날 협상에서는 양측이 실제로 얼마만큼 양보한 안을 제시하느냐가 파국을 막을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7시부터 군자차량기지에서 메트로 노조원 2천여 명이 모여 파업 전야제를 열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gatsb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