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는 '성폭력 가해자 수사 매뉴얼'을 다음 달 중으로 제작해 전국 검찰청에 배포하기로 했다. 소아기호증ㆍ윤간범ㆍ근친사범 등 변태 성폭력사범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검찰 내 축적된 수사 노하우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조희진 부장검사는 17일 "수사과정에서 피해자보호에 관한 규정만 가득하고 가해자에 대해선 어떤 연구도 이뤄진 게 없다"며 "정교하고 치밀한 심문기법을 정립할 것"이라고 의욕을 내비쳤다.
검찰에서 형사부가 뜨고 있다. 굵직한 대형 사건을 속속 배정받는가 하면 특수부 소관인 기획수사까지 넘볼 정도다. 서울중앙지검의 경우 현재 MBC PD수첩 사건을 전담하고 있으며, 타짜용 카드와 화투를 제작해 유통시킨 사기도박단을 얼마전 검거(형사2부)한 데 이어 강남 귀족계 '다복회' 사건과 관련해 강남 경찰서를 지휘(형사7부)하고 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폭행 가중처벌 조항이 악용되는 사례를 자주 접하고 있다는 김하중 형사5부장은 기획수사를 구상 중이다.

형사부는 교통사고 식품안전 방화실화 등 생활밀착형 수사를 전담한다. 서울중앙지검의 경우 관내인 강남 서초 등의 경찰 송치ㆍ지휘 사건이 검사 1인당 한 달에 200~300건씩 쏟아진다. 전체 처리사건의 80%가 형사부 소관. 그러나 인지수사를 검사 능력의 척도로 보는 검찰 특유의 분위기 탓에 특수부나 금융조세조사부에 비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왔다. 때문에 일만 많고 보상은 없다며 한때 기피부서로 통하기도 했다.

하지만 임채진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부터 특수부 등 3차장 소속 검사들과 형사부가 있는 1차장 소속 검사들 간 인사교류에 특별히 관심을 가진 이후로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에선 선임부서인 1부를 제외하곤 2부부터 8부까지 사법연수원 19기 출신이 형사부장을 독점하고 있다. 모두들 능력을 검증받은 동기 내 선두주자들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