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유럽의 대변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연일 공격한 뒤 다시 진화에 나서는 돌출 행동으로 구설수에 오른 반면 브라운 총리는 정상회의 성과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G20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그루지야 사태와 미국발 금융위기를 들어 부시 대통령을 연일 비판했다. 그는 지난 13일 "미국 대통령이 내가 (그루지야 사태) 중재를 위해 모스크바로 떠나기 하루 전에 전화를 걸어와 '러시아로 가지 말라,가지 말고 (러시아를) 비난하라'고 조언했었다"며 부시 대통령의 리더십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 측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면서 "부시 대통령은 그루지야 사태 해결을 위해 헌신해왔으며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15일 G20 정상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선 부시 대통령을 '정직한 파트너'였다고 치켜세웠다.

반면 브라운 총리는 글로벌 금융규제시스템을 개혁하기 위해 자신이 요구한 많은 사항을 관철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을 개혁하고 국제기구의 회원으로 개도국을 더 추가하는 한편 금융회사의 인센티브 시스템을 장기 실적에 연계하는 등 브라운 총리의 주문에 G20 정상들이 합의했다는 것이다. 브라운 총리는 G20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와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로버트 루빈 전 미 재무장관 및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FRB 의장 등도 만나 금융위기 해법을 논의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