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 추진 아파트 값이 반등 일주일 만에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재건축 규제 완화안이 발표됐지만 사업의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 효과를 기대하는 수요자가 적고 여전히 자금 마련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부동산정보 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0.24% 내렸다. 용적률을 높여주고 임대주택 의무건립을 폐지하는 내용의 규제 완화안 발표에 힘입어 하락 7개월 만에 지난주 0.01% 오른 상승세가 하락세로 반전한 것.

지역별로는 송파구가 0.62% 떨어져 내림세가 가장 컸고 강동구(―0.41%),서초구(―0.15%)도 많이 떨어졌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송파구 가락시영2차 56㎡형은 1주일 새 2000여만원,장미1차 109㎡형은 1000만원씩 내렸다. 강동구 둔촌주공1단지 59㎡형은 4500여만원,주공 2단지 72㎡형도 2500여만원 떨어졌다.

재건축 추진 단지 뿐 아니라 서울 전체 아파트 값도 0.17% 내려 지난주(―0.20%)와 비슷한 하락세를 보였다.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 중 송파구(―0.34%)와 강남구(―0.20%)는 하락세가 전체 평균보다 더 컸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사원 아파트는 전 주택형이 3000만~5000만원 값이 떨어졌다.

송파구의 잠실 입주 물량이 몰리면서 한강 건너 강북의 광진구가 0.45% 내린 점도 눈에 띄었다. 광장동 광장극동1차 105㎡형이 3500여만원 떨어졌고,구의동 현대아파트 109㎡형도 2500여만원 내렸다.

전세시장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서울이 0.23% 떨어져 내림세가 가장 컸고 분당,용인,일산 등 신도시 지역도 0.12% 떨어졌다. 경기권 신도시 지역은 투기과열지구가 지난 7일 해제되면서 나온 분양권 매물까지 합쳐져 하락세가 계속되는 분위기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실물 경기가 위축되고 금융 불안이 계속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집값 하락세가 계속되지 않겠냐는 예상이 많다"며 "대출을 받아 집을 샀던 투자자들의 대출 상환 시기가 도래하고 이자 부담을 못이겨 내놓는 매물이 늘어나면서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호진 기자 hj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