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이 오는 18일 개시 10주년을 맞지만 관광 재개 전망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개시일이었던 1998년 11월18일은 실정법상 반국가단체가 점령중인 `미수복 지구'에 남한 사람들이 관광 차 `합법적으로' 처음 들어간 날로, 금강산 관광은 남북 화해.협력의 시대가 열렸음을 알린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10주년을 여드레 앞둔 지금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현재 남북관계의 상징이 된 양상이다.

지난 7월11일 남측 관광객 고(故) 박왕자씨가 북측 초병의 총격에 의해 사망한 직후부터 관광은 약 4개월간 중단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아산도 특별한 기념행사 없이 조건식 사장의 소감 발표 및 내부 행사 등으로 조용히 10주년을 맞는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금강산 관광 중단은 경제적 측면에서도 남북 양측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되고 있다.

올해 관광객 43만명을 목표로 했던 사업자 현대아산의 경우 올 누적 관광객이 19만9천966명에서 멈추면서 올해 매출이 작년 3천억원에 비해 600억~8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북한의 경우도 연말까지 관광이 재개되지 못할 경우 관광 대가(2박3일 이상의 경우 1인당 80달러)만 약 1천800만달러, 기타 부대 수입도 약 1천만달러 가량 놓치게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논의를 계기로 남북 당국간 대화가 재개되길 희망하고 있다.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지난 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남북 당국간에 대화를 한다면 틀림없이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그런 기대의 발로였다.

또한 해결 방법 측면에서도 사건 발생 초기 박왕자씨 피살 사건에 대한 당국자의 현지조사를 선결 조건으로 내걸던데서 다소 유연성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이 남측 관광객의 군사통제구역 진입과 현대아산의 관리 소홀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귀책 사유가 자신들에게 있지 않다는 북측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북측은 또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과 현대아산 사이에 해결할 일로, 남측 당국이 개입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관광수입 등이 아쉬울 법도 하지만 이 사건 해결 논의를 계기로 자신들이 중단해 놓은 당국간 대화를 재개하지는 않겠다는 태도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10주년을 앞두고 현대아산이 북측과 접촉해가며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여전히 북의 반응은 신통치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도 10일 브리핑에서 "현대아산에서 열심히 노력을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특별하게 공개할 수 있을 정도의 진전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