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인수' 청탁 명목 19억 아파트 수수 혐의

프라임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 서부지검 형사5부(노승권 부장검사)는 10일 이주성 전 국세청장을 알선수재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청장을 오전 8시30분께 소환해 조사하고 있으며, 법원에서 발부받아 놓은 체포영장을 집행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전 청장은 프라임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시도하던 2005년 11월 친분이 있던 건설업자 K(50)씨의 주선으로 프라임그룹 백종헌 회장을 만나 그로부터 "대우건설을 인수할 수 있도록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등에 힘을 써달라"는 청탁과 함께 19억원 짜리 아파트를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백 회장은 로비의 대가로 K씨를 시켜 프라임그룹 계열사인 저축은행에서 20억원을 대출받아 차명으로 강남에 19억원 상당의 아파트 한 채를 구입하도록 해 이 전 청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보강 조사가 일단락되는대로 빠르면 이날 중 이 전 청장에 대해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이 전 청장은 이듬해 프라임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하지 못하자 아파트를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지만, 검찰은 청탁의 대가로 아파트를 받은 행위 자체로 알선수재 혐의가 성립한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청장이 실제로 이 아파트에 입주하거나 등기를 이전하는 등 외부적으로 재산권을 행사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주변 조사를 통해 이 전 청장의 혐의 입증에 주력할 방침이다.

(서울 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mong071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