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스트레스 피부노화 촉진
연중내내 자외선차단제는 필수품
노화 빠른 건성피부는 예방치료를


피부를 '살아 있는 봉투'(live envelope)라고 한다. 사람은 피부를 이용해 숨을 쉬고 노폐물을 배출한다. 피부는 몸속 장기를 아름답게 감싸는 역할도 해 노화와 미모를 판단하는 최초이자 최후의 척도이기도 하다. 노인 인구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안티에이징의 하나로 주름살 펴기 등 피부미용에 관한 관심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피부 노화는 나이 먹음,질병과 잘못된 생활습관에 따른 '자연노화'와 햇빛 노출 정도에 비례하는 '광노화'로 나눌 수 있다. 자연노화는 주로 잔주름과 피부늘어짐으로 나타나고 피부가 얇아진다. 비만,스트레스,격심한 운동,당뇨병 등 피부혈관의 노화를 촉진하는 성인병이 피부 노화를 앞당긴다. 이런 요인들은 세포의 산화를 유도하는 유해활성산소를 만들어내고 이를 방어하는 항산화 효소의 기능을 떨어뜨려 결국엔 쇠에 녹이 스는 것과 같은 과(過)산화 독소가 세포에 축적되게 만든다. 스트레스를 누그러뜨리고 다이어트로 열량 섭취를 줄이는 것이 질병 예방은 물론 피부 노화 지연에도 효과적인 길이다.

광노화란 햇빛(자외선)이 표피를 투과해 진피층까지 깊이 침투함으로써 탄력을 유지시키는 진피 내의 콜라겐과 엘라스틴(탄력섬유)을 손상시켜 나타난다. 거친 주름이 잡히고 불규칙하게 색소가 피부에 침착하며 각질층도 두꺼워진다. 혈관이 늘어나고 멍도 잘 든다.

광노화를 늦추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매일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다. 이론상 햇빛이 가장 수직에 가깝게 비추는 6월 전후에 자외선 조사량이 최다지만 여름에는 구름이 많이 끼고 비도 자주 온다. 가을은 청명해서 자외선량이 의외로 많다. 스키어들과 어부들의 피부 노화가 빠른 것을 보면 설원과 수면에서 난반사되는 자외선의 양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연중 4계절 자외선을 주의해야 한다. 흥미로운 대목은 자연 노화는 꾸준히 일어나지만 5∼10년 주기로 갑자기 한꺼번에 늙어보이는 양상을 보이는 반면 광노화는 자외선 조사량에 비례해 진행되고 일시에 많은 자외선을 쬐면 그 피해가 배가된다는 사실이다.

피부 노화에는 유전 또는 인종도 영향을 미친다. 아시아인(황인종)이나 흑인은 서구인(백인)보다 피부 노화 속도가 느리다. 동양인이나 흑인은 엘라스틴이 풍부한 데 비해 서양인은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엘라스틴도 쉽게 변성돼 손상된 물질이 진피에 축적,피부가 얇아지고 가는 주름살이 많이 생긴다. 게다가 백인은 자외선을 피부로부터 보호하는 멜라닌 색소가 부족해 햇빛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기능이 최대 70% 떨어진다. 생활습관상 일광욕까지 즐기니 노화가 더욱 진행될 수밖에 없다. 또 한국인은 굵은 주름살이 이마 눈주위 입주위에 잘 생기는 반면 백인은 이마와 뺨에 잔주름이 자글자글하다.

피부 노화 속도는 부위별로 다르다. 햇빛을 많이 받는 얼굴 목 팔등 손등은 노화가 빠른 데 반해 몸통 하지상부 등 태양 노출이 적은 부위는 상대적으로 노화가 느리게 진행한다. 예컨대 팔의 바깥쪽은 피부색이 진할 뿐더러 잔주름이 조글조글 잡히는 반면 안쪽은 색도 하얗고 주름도 별로 없다. 흔히 다른 나이는 속여도 목주름살은 못 속인다고 하는데 목은 햇빛을 많이 받고,눈가와 같이 피부가 얇고 피지선이 상대적으로 적어 항상 건조하고 수시로 고개를 돌리는 등 운동량이 많아 피부 노화를 여실하게 반영할 수밖에 없다.

피부 타입별로는 외견상 건성 피부의 노화가 빠르다. 피부가 건조하면 잔주름이 잘 생기기 때문이다. 지성 피부는 겉보기에는 노화가 별로 일어나지 않는 것 같지만 모공이 점차 넓어지면서 늘어지고 피지가 산소와 접촉하면서 문제가 생긴다. 통상 세안 후 오전 내에 코가 번들거리면 지성,오후 5시가 넘어도 번들거리지 않으면 건성,오후 5시께 살짝 기름기가 묻어 나오면 중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피부 노화의 특성을 알아 맞춤 예방 및 치료에 나서야 한다. 태어나는 것은 순서가 있어도 피부 노화의 속도는 관리하기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황규광 세련피부과 원장(서울 논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