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인삼 산업의 현대화 및 세계화를 위해 지원중인 정부 보조금이 관계 공무원의 허술한 관리감독으로 인해 '줄줄' 새고 있다는 지적이다.

31일 충남 금산군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군은 냉풍건조기를 허위로 제조.설치한 서류를 작성해 군청에 제출한 뒤 보조금을 지원받은 농민 A 씨 등 4명을 적발해 1인당 1천만원씩 모두 4천만원을 회수했다.

군은 지난해부터 농민들을 상대로 냉풍건조기 보조금 지원사업을 펼치면서 한 농가당 최대 1천만원을 지원해 오고 있으며, 올해까지 모두 50여가구를 선정, 지원중이다.

이번에 적발된 A 씨 등은 2006년에 이미 설치해 놓은 건조기를 2007년에 신규로 제작.설치한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꾸미거나, 건조기를 제작.설치해 놓고 군청에 신고해 보조금을 받은 뒤 곧바로 다른 곳으로 옮겨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정부보조금이 잘못 집행된 이유는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공무원들이 정밀조사 등을 거쳐 보조금을 지원한 것이 아니라 건조기 제작을 맡은 업체나 농민이 직접 찍어 제출한 사진 등을 토대로 서류상으로만 검토한 뒤 보조금 지원 여부를 결정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군은 농민들과 연계해 건조기 지원 보조금을 허위로 청구한 건조기 제조업체에 대해서는 주의.시정 등의 제재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올 해 군에서 발주한 26개 분량의 건조기 제조사업 모두 이 업체에 맡긴 것으로 밝혀졌다.

한 건조기 제조업체 관계자는 "이런 방식으로 정부보조금을 받아 챙기는 일은 쉬쉬하고 넘어가서 그렇지 비일비재한 게 사실이다"라며 "이번에 적발된 액수는 4천만원에 불과하지만 향후 인삼산업 발전을 위해 투입되는 예산 가운데 건조기 지원사업이 60억원으로 알고 있는데 얼마만큼의 국민 혈세가 샐지는 안봐도 뻔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와관련 금산군청 관계자는 "보조금이 부당하게 지급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해당 농민들을 상대로 일단 회수조치를 취했다"며 "앞으로 불미스런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지확인 및 지도감독 등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 나가겠다"고 해명했다.

(금산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kj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