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매케인 모두 아시아와 각별한 인연

서로 다른 인종, 세대, 정치적 배경을 갖고 있는 미국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와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에게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아시아와의 인연이 바로 그것이다.

오바마는 인도네시아에서 유년기를 보냈고 매케인은 베트남전 당시 포로생활을 했던 전쟁 영웅이다.

북한 핵문제, 파키스탄과의 대테러전 공조, 슈퍼파워로 떠오르는 중국 등 아시아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아시아와 각별한 인연을 맺은 오바마 또는 매케인이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미국의 아시아 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 덴버대학의 조너선 애덜먼 국제학 교수는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아시아를 모른다"면서 반면 오바마와 매케인은 "젊은 시절 중요한 시기에 집중적이며 여러해에 걸친 (아시아) 경험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의 아시아와의 인연은 공교롭게도 모두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7년 10월. 31살이던 매케인은 23번째 폭격임무를 수행하던 중 격추돼 두 팔과 한 다리가 부러진 채 하노이의 한 호수에 떨어졌다.

이후 전쟁 포로로 5년 반을 수용소에 갇혀 지냈으며 2차례 자살을 시도했을 만큼 모진 고문도 받았다.

매케인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자신의 베트남전 포로 경력을 집중 부각시켰다.

미국 메레디스대학의 바버라 트루-웨버 정치학 교수는 수용소 수감 경험이 매케인의 "강압에 굴하지 않는 정신과 임무 완수에 대한 집요함 등의 성격을 심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오바마는 6살이던 1967년 어머니를 따라 양아버지가 살던 인도네시아로 건너가 1971년 10살이 될때까지 그 곳에서 살았다.

베트남전 포로 경력을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매케인과 달리 오바마는 아시아 배경을 언급하는데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인도네시아에 있는 급진 이슬람 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다는 등의 루머로 곤욕을 치뤘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이다.

하지만 그는 자서전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에서 인도네시아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어떻게 6개월도 안돼 인도네시아의 언어와 풍습을 배울 수 있었는지, 농부의 아이들, 하인 등과 친구가 됐는지 등이 자세히 적혀 있다.

랄프 코사 태평양포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은 동남아시아인들은 오바마를 자신들의 일원이라고 생각하지만 "기대치가 너무 높은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고 증진시키는 미국 대통령 본연의 업무를 수행할 것이기 때문에 아시아인들은 오바마가 자신들을 최우선 순위에 두지 않는데 대해 오히려 더 크게 실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