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행정부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초상화 화가들이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임기 말이면 장관 등 정부에서 요직을 지낸 인사들의 초상화 주문이 쏟아져 들어오기 때문이다.

청사가 오각형 모양으로 생겨 펜타곤으로 불리는 미 국방부.

국방부 청사 복도에는 역대 국방장관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이라크전 실패 논란 속에서 물러났던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의 초상화도 내년 초 이곳에 내걸린다.

국방부는 4만6천790달러(약 6천100만원)에 럼즈펠드 전 장관의 초상화를 주문했다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21일 보도했다.

국방장관을 두 차례 역임한 럼즈펠드 전 장관은 국방부 청사에 초상화 2개를 거는 영광을 누릴 전망이다.

미 상무부는 최근 칼로스 구티에레즈 상무장관의 초상화를 그릴 화가를 선정하기 위해 공개 모집까지 실시했다.

구티에레즈 장관이 화가를 최종 선택하며 화가에게는 최고 3만5천달러(약 4천600만원)를 지급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 인사들의 초상화 제작에 국민의 혈세를 쏟아붓는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지미 카터 행정부 때에는 비용이 많이 드는 초상화 대신 고화질 사진을 쓰자는 제안이 제기되기도 했다.

초상화 가격은 적게는 7천500달러에서부터 5만달러를 넘기도 한다.

미 해안경비대는 지난 8월 타드 앨런 해안경비대장의 초상화 제작을 위해 1만2천달러(약 1천500만원)의 계약을 맺었다.

토머스 콜린스 전 대장의 초상화(2만3천달러)보다는 훨씬 저렴한 것이다.

'상식을 지지하는 납세자들'의 대표 라이언 알렉산더는 별로 유명하지 않는 관리들의 경우 초상화 대신 사진을 쓰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