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용정보원의 조사를 보면 직원의 장기근속이 기업경영의 매우 중요한 과제로 등장해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고용보험에 가입한 2005년 취업자 380만여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53.1%가 입사 1년 안에 회사를 그만뒀다. 특히 한 직장을 3년 이상 다니는 경우는 11.7%에 불과했다.

이직이 잦은 상황은 기업이나 개인 모두를 힘들게 한다. 기업 입장에서 이직률이 높아지면 부담이 커진다. 직원을 채용해 교육 훈련하려면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 개인 입장에서도 잦은 이직은 전문성을 약화하고 브랜드를 망가뜨린다.

잦은 이직의 폐해를 줄이려면 기업이나 개인 모두 노력해야 한다. 회사는 기업문화나 업무적성에 맞지 않아 조기 이탈이 예상되는 후보자를 걸러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채용 방법과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 이직은 기본적으로 조직문화에 적합하지 않은 직원을 뽑기 때문이다. 따라서 채용 과정에서 '조직에 잘 적응하고 성장 발전할 수 있느냐' 하는 문화적 적합성을 철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최근 들어 선발기업을 중심으로 면접에서 인성이나 조직 적응력을 중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들 회사는 조직의 가치와 비전에 동의하지 않으면 아무리 유능해도 뽑지 않는다. 합숙면접,심층면접,프레젠테이션면접,토론면접 등 다기다양한 면접을 여러 번 실시해 조기 이탈자를 거르려 한다.

개인도 직업이나 직장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많은 대학생들이 공무원이나 공기업,금융기업,대기업 등 안정적이고 연봉을 많이 주는 기업이면 무조건 입사하려 한다. 또 취업에 대한 압박 때문에 기업의 문화나 근무 여건 등을 감안하지 않고 '묻지마 입사'를 강행한다. 그러나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는 직업과 직장에 오래 머물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업이나 개인이나 잦은 이직은 불행이다. 직원의 이직이 잦은 기업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곳이 드물다. 이곳저곳 회사를 옮겨다니는 사람이 전문가나 회사의 고위 간부로 성장하는 것을 본 적이 별로 없다. 헤드헌팅회사도 직원의 이직이 잦은 기업엔 아예 인재를 추천하려 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헤드헌터들은 이직 횟수가 많은 사람을 기업에 추천하길 꺼린다.

기업은 직원을 신중하게 뽑고 개인은 직업과 직장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래야 입사자의 절반 이상이 입사 첫해에 회사를 떠나고 10명 중 9명이 3년 안에 회사를 그만두는 '부끄럽고 착잡한' 상황을 바꿔낼 수 있다.

<커리어케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