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CB.英,캐나다.스웨덴 0.5%p 하향조정..中도 0.27%p 낮춰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세계 주요 국가의 중앙은행들이 8일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일제히 기준금리를 긴급 인하하는 조치를 전격적으로 취했다.

경제의 9.11 사태라고 불리는 현재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세계 주요국가의 중앙은행들이 이처럼 적극적인 공조에 나선 것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조치다.

미국중앙은행은 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기존의 2%보다 0.5%포인트 내린 1.5%로 하향 조정했고, 유럽중앙은행(ECB)도 4.25%였던 기준금리를 3.75%로 내렸다.

영국 잉글랜드은행도 종전보다 0.5%포인트 낮은 4.5%로, 스웨덴 중앙은행도 같은 폭만큼 낮아진 4.25%로 금리를 각각 조정했다.

스위스중앙은행(SNB)은 기준금리인 스위스프랑화 표시 리보금리 중간 목표대를 현재 2.75%에서 0.25%포인트 낮춘 2.5%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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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중앙은행인 뱅크오브캐나다도 이날 세계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하 움직임에 동참, 기준 금리를 3%에서 2.5%로 0.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도 기준금리인 1년 만기 예금 금리를 6.93%로 0.27%포인트 내렸다.

미국중앙은행은 "현재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은 지속적인 긴밀한 협의를 했고 금융시장의 경색을 줄이기 위해 유동성 공급을 위한 전례 없는 공동 조치를 취하는데 협력해왔다"며 "캐나다, 영국, ECB, 스위중앙은행이 이날 함께 정책금리 인하를 발표하고 일본중앙은행도 이런 정책에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이번 금리인하는 미국의 구제금융 법안 통과에도 수그러들 줄 모르는 금융위기에 대응해 당국자들이 시장에서 신뢰를 회복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ECB도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조치가 미국, 영국, 캐나다, 스위스, 스웨덴 중앙은행과 함께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 인하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에 대해 ECB는 "몇몇 국가에서는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의 하락을 반영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화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중앙은행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금융위기로 야기된 자금난에 휘청거리는 자국 은행들을 구제하기 위해 직접 자금 투입을 비롯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왔다.

그러나 금융시장에서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 같은 대응책을 공동으로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동안 고조돼 왔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0.5%인 기준금리를 현행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은 금융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를 환영하며, 금융시장의 안정을 되찾기 위해 다른 중앙은행들과 긴밀하게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도 유럽연합(EU)와 금융시장 안정 대책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고 폴란드도 "금융시장 상황을 분석하면서" 유럽중앙은행(ECB) 및 다른 주요 은행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다며 금융시장 안정 대책에 협조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